[이슈포토] 건국대 한국어강사 조합원에 대한 일방적 강의시수 삭감 및 조합원 차별에 따른 부당노동행위 규탄 기자회견
[시사코리아=이송옥 기자] 건국대학교(광장동 소재) 한국어 강사와 민주노총 전국대학노동조합 회원들이 29일 오전 11시 건국대학교 상허문 앞에서 '한국어 강사들에 대한 건국대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폭설 뒤 한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최유하 건국대학교 한국어교원지부 지부장을 비롯한 건국대학교 한국어 강사들과 전국대학노동조합 50여 명이 참석했다.
최유하 지부장은 규탄문에서 무기 계약직 강사에 제시한 3개월짜리 계약서 철회와 10억 체불 임금 지급과 시간 외 근로 인정 및 생계를 위한 기본 수업시간 보장등을 요구했다.
다음은 건국대학교 한국어 강사들이 건국대학교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규탄대회 사진과 기자회견 전문이다.
건국대학교 한국어교원지부는 한국어강사들로 이루어진 노조입니다. 한국어 강사들은 고등교육법상 강사가 아닌 근로기준법에 의해 보호받는 노동자입니다. 대학 부설 언어교육원 계약직 강사는 고등교육법상 학부의 계약직 시간강사와 법적 지위가 다릅니다. 실제로 한국어 강사들은 주 20시간 이상 25년을 무기계약직으로 근무하였으며, “무기계약직”이 명시된 근로 계약서를 작성하며 계속 근무해 왔습니다. 고용노동부에서도 “대학 부설 언어교육원 강사의 경우에는 고등 교육법 시행령 제7조의 시간강사로 보기 어려워, 기간제법에 따라 2년 이상의 근무자는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건국대학교는 2024년 9월 학기 개학을 앞두고 계약서를 공개하지 않은 채 “이틀을 줄 테니 믿음을 가지고 와서 서명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1년 임용 계약서와 3개월 위촉 계약서를 제시하며 무기계약직 강사들의 신분을 단기 계약직으로 바꾸려는 의도를 보였습니다. 그리고 2024년 11월 25일, 이미 방학을 시작한 강사들에게 3일의 시간을 줄 테니 계약서를 쓰러 나오라고 한 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3개월짜리 위촉 계약서를 다시 내밀며 사인할 것을 종용하고 있습니다. 사인하지 않으면 다음 학기 강의 배정을 하지 않겠다는 학교에게 강사들은 우리의 무기 계약직 신분을 인정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합니다. 우리 조합의 조합원들은 모두 3년 이상 일해 온 무기계약직 신분입니다.
2. 10억 체불 임금 지급하고, 시간 외 근로를 인정하라. 우리는 근로자로서 법적으로 당연히 받아야 하는 그 어떤 수당도 받지 못했습니다. 주당 15시간 이상씩 강의해 왔기에 주휴 수당과 연차 수당을 받는 것이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습니다. 학교는 그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차례도 지급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체불한 임금을 주지 않기 위해 ‘처우 개선’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을 만들어 노사 협의회를 소집하였습니다. 과거 체불한 임금을 받지 않겠다는 각서에 합의하면 업계 최고의 대우를 해 주겠다며 기존과 동일한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우리가 바보입니까? 다른 학교도 다 주지 않는다며 불법적인 행위에 가담하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학교와 어떤 합의를 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 우리가 받을 수 있는 체불임금은 고작 3년치입니다. 최장 25년 일한 사람에게 체불된 임금이 3억 이상인데 그들의 불법 행위로 3년치인 4천만원만 받을 수 있습니다. 그것도 주지 않겠답니다. 학교는 입으로는 모성보호를 말하지만 출산을 앞둔 강사들에게 퇴직서를 강요하여 절반 이상의 강사들의 경력을 단절시키고, 국가에서 받을 수 있는 육아와 관련된 어떤 혜택도 받을 수 없는 신분으로 만들었습니다. 육아 휴직과 법적 수당을 요구하는 강사들에게 학교가 내민 답변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지 말라’였습니다.
3. 생계를 위한 기본 수업 시간, 보장하라! 저는 이 학교에서 20년을 근무했습니다. 학교의 지시에 따라 무리하게 링거를 맞아가며 주 40시간 이상 수업한 적도 있습니다. 지난 5년간 평균 주 24시간 이상씩 수업한 사람에게 체불 임금 미지급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20시간 이하로 수업을 제한하였습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주 20시간이 기본 시수임을 문서로 규정하고, 신규 채용 공고에도 당연하게 제시해 놓고 이제 와서 20시간을 줄 어떠한 근거도 없다고 합니다. 20시간 이상을 보장하라는 강사에게 ‘너희의 신분이 무엇이냐? 너희들은 태어나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었다.’라며 인격적인 모독과 조롱을 일삼았습니다. ‘시수 배정권은 학교 고유의 권한이다’라며 강사들의 합의 요구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학교가 강사들에게 강제로 시수를 제한하는 이유는 장기간 근무한 강사들에게 지급해야 할 급여와 수당을 주지 않기 위함입니다. 현재 재직 중인 강사들의 시수를 제한하기 위해 학교가 ‘3만원짜리’라고 지칭하는 외부 강사와 신입 강사를 채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막힌 교육 현장에서 ‘내가 이러려고 학비 대출까지 받아서 힘들게 석, 박사 공부를 했나’ 하는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4. 조악한 강의 평가로 줄 세워, 90점 이상 강사의 임금 50% 삭감 행위, 당장 중지하라! 건국대학교는 지난 11월 25일, 일방적으로 강의 평가 방식을 변경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를 근거로 강사들의 강의 시간 또한 줄였습니다. 시간 노동자들인 한국어 강사들에게 강의 시간은 곧 생계입니다. 그런데 지난 25년간 한번도 하지 않았던 이해할 수 없는 추악한 방식으로 전체 강사를 줄을 세운 후, 기본 강의 시간에서 50%를 줄여 시수를 배정하였습니다. 강의 평가의 목적은 강사들을 압박하거나 등급화하는 것이 아닌, 수업상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알고 이를 개선하여 교육의 질을 높임에 있습니다. 특히 지금은 대부분이 10점 만점 중 9점이 넘는 평점을 받고 있고, 유학생이 늘어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모든 강사에게 강평을 적용하여 시수를 차등 배분하는 목적이 무엇입니까? 그리고 3개월 단기 계약 강사들을 무작위로 채용하여 돌려 막고 있습니다. 이것이 도대체 교육입니까? 유학생을 책임지고 교육해야 하는 학교가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습니까? 이 강평 기준이 적용되면 강사들은 매 학기, 매 수업, 매 시간 평가를 염두에 두고 가슴을 졸여야 합니다. 이것은 절대 수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없습니다.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 평가는 교육의 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학교는 강평을 근거로 강사들을 압박하는 행동을 중단하고 교육을 정상화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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