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벨라루스 회담

(시사코리아-남재균 기자)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 배치를 공언했던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들 국경인, 벨라루스 서부 지역에 핵무기를 배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타스·AP 통신 등에 따르면, 그리즐로프 벨라루스 주재 러시아 대사는 2일(현지 시간) 인터뷰에서 "전술핵무기가 '연합국가(Union State)'의 서부 국경 쪽으로 전진 배치될 것이고, 이것이 우리의 안보력을 높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옛 소련에서 독립한 벨라루스는 1990년대 말부터 러시아와 연합국가 창설을 추진하는 등 정치·경제·군사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어오고 있다.

 러시아의 서쪽에 위치한 벨라루스는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과 1천250㎞의 국경을 공유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와도 국경을 맞대고 있다.

 이에 러시아 핵무기가 벨라루스 서부 지역에 배치되면, 우크라이나와 중동부 유럽의 나토 회원국들이 잠재적인 표적이 될 수 있다.

 그리즐로프 대사는 "이탈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튀르키예(터키) 등의 유럽 국가들에 미국 핵무기가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우리는 (러-벨라루스) 연합국가의 안보를 강화할 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벨라루스 내 핵무기 배치는 유럽과 미국의 반발에 상관없이 계획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즐로프 대사의 발언은 벨라루스 내 핵무기 배치에 관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지난달 발표에 이어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벨라루스에 전술핵을 배치하기로 양국이 합의했으며, 7월 1월까지 벨라루스 내에 핵무기 저장시설을 완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선 러시아가 지지부진한 전세를 뒤집고,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막기 위해 전술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남재균 기자(news386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