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9일 업계에 따르면, 전월 중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요원들이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아이에스동서 본사에 사전예고 없이 투입 돼 세무조사에 필요한 자료를 예치했다.
이는 일반적인 정기세무조사의 성격이 아닌 만큼 업계 안팎의 시선이 주목되고 있다. 서울국세청 조사4국은 ‘비정기 또는 기획 세무조사만’을 전담하는 곳이다.
아울러 조사 시점이 석연치 않다는 점이 논란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달 23일 외화자금을 빼돌리고 국부유출을 고착화하는 역외탈세자 53명을 포착하고 대대적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아이에스 동서에 대한 세무조사 착수 시점과 일치한다는 점이 의혹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특히 국세청이 눈여겨보고 있는 곳이 주요계열사인 일신홀딩스와 일신홀딩스의 싱가폴 법인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상장사 2곳을 포함, 모두 73개의 계열사를 보유중이며, 미국과 싱가포르 등에도 20여개 이상의 해외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 가운데, 일산홀딩스 유한회사는 영업활동을 하지 않는 페이퍼컴퍼니인 것으로 파악 되고 있다. 이 회사는 설립한 지 5년이 경과했지만 작년 매출 0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이처럼 영업활동이 전무함에도 추가 출자가 지속되면서 자본 규모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일신홀딩스는 권혁운 회장의 두 자녀의 승계작업을 미리 갖춰놓는데 지대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는 곳이다.
아이에스동서의 지배구조를 보면, 아이에스지주 44.49%와 권혁운 회장 7.93% 등이 지분의 절반을 보유한 것을 알 수 있다. 이 중 최대 주주인 아이에이스지주는 권혁운 회장 56.3%와 권민석 아이에스동서 사장 30.6%, 권지혜씨의 13.1% 지분으로 구성 돼 있다. 권 사장과 권씨는 모두 권 회장의 자녀다.
이같은 향후 승계구도까지 염두에 둔 절대적 지배구조는 일신홀딩스를 발판으로 구축됐다.
일신홀딩스는 권 사장과 권씨가 각각 70%와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전신은 건설관련사업 중심인 아이에스건설이다. 초창기 신용도가 높지 않아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았으나, 계열사들의 지급 보증과 시공사도 계열사가 맡는 방식으로 순항했다. 사실상 그룹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셈이다.
이에 설립 직후 매출액(2005년)이 50억원도 되지 않았던 일신홀딩스가 2년만인 2007년 매출액이 350억원까지 불었으며, 이후 ▲2012년 1148억원 ▲2015년 2148억원 ▲2016년 3471억원 ▲2017년 430억원까지 매출이 늘었다. 10여년간 매출액이 무려 68배나 증가한 것이다.
일신홀딩스는 이후 건설사업부를 분할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아이에스지주와 합병을 추진(합병비율 1:17.3주)했다. 이를 통해 권 회장의 지분율 100퍼센트가 56.3퍼센트로 변화하는 대신, 권 사장과 권씨가 합병신주를 각각 30.5%(91만104주), 13.1%(39만44주)를 확보하면서 사실상 사전 승계작업을 완료하고 그룹 지배력을 확보했다.
합병 이후 일신홀딩스는 현재 사명으로 이름을 변경, 아이에스건설의 투자사업을 그대로 이어받아 벤처투자를 포함해 사모펀드 등 대체투자 등을 영위 중이다. 이른바 승계작업 당시 매출액 4000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던 이 회사는 합병 이후 매출액 100억원선대에 머물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조사4국의 (아이에스동서에 대한)조사는 일신홀딩스의 싱가포르 법인을 주목할 가능성이 크다”며 “‘매출액이 없는 법인에 추가 출자가 들어간다는 것’ 자체로 의심을 살 여지는 충분(했다)”고 진단했다.
<저작권자 ⓒ 시사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관련기사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