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sharing)라는 이름의 약탈

성혜미 기자 | 기사입력 2018/12/20 [15:40]

공유(sharing)라는 이름의 약탈

성혜미 기자 | 입력 : 2018/12/20 [15:40]

 

▲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는 택시업계의 집회가 개최됐다 <사진 = 뉴시스 제공>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는 공유경제를 대표하는 사업일까?

 

국내 카풀 서비스의 논의가 본격화 된 것은 지난해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다. 당시 IT 업계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공유경제가 활성화 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팽배했다. 그리고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에 참여하게 된 IT업계 관계자들은 정부가 규제를 강하게 해 공유경제를 막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이에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공유경제 실험 모델로 카풀의 활성화를 논의했고, 정부, IT업계, 택시업계 등의 의견을 수렴했다. 하지만 택시업계는 논의를 하자는 것 자체가 서비스 허용을 전제로 깔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택시업계의 반대로 카풀 논의는 이렇다 할 결론은 내지 못한 채 활동을 종료한다.

 

하지만 정부가 혁신성장을 추진하면서 그 예로 공유경제를 거론하자 다시 한번 카풀에 대한 논란이 시작된다. 당시 정부는 경제부총리와 함께 혁신성장을 이끌 민간본부장으로 교통·운송부문에서 공유경제를 주장하는 이재웅 쏘카 대표를 영입했고, 택시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택시업계는 정부가 택시업계의 의견을 무시하고 공유경제라는 이름으로 카풀을 허용한다면 시장이 무너지고, 생존권을 위협받는다고 주장했다.

 

카카오 카풀 서비스는 약탈경제다

이 같은 갈등에 기름을 부은 것이 바로 카카오였다. 카카오의 자회사로 카카오택시’, ‘카카오대리등을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016카풀 서비스를 위한 크루(운전기사)를 모집한다며 사업의 신호탄을 쐈고, 127일 카카오는 카풀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다. 17일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 발표 후 택시 노동자는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면서 국회 앞에서 분신했고, 결국 사망했다.

 

택시업계는 카카오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카풀 서비스를 시작하면 생존권이 위협받는다고 주장한다. 택시 기사들의 반발은 카카오가 지난 3년간 시장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목격한 탓도 한 몫 했다. 지난 20153월 카카오택시 서비스가 출시된 이후 카카오 택시 가입자는 2020명이며, 이 중 실제 서비스를 사용한 이들은 1600만명에 달한다. 현재 택시운전자의 83%도 카카오앱을 이용한다. 또한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와 비슷한 우버의 사례 역시 택시업계의 불안감을 키운다. 공유경제라는 이름으로 우버가 기업가치 70조원에 이르는 동안, 미국과 스페인 등 택시 사업자들의 피해는 지속됐다. 우버가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는 미국 뉴욕의 경우 택시기사들의 수입은 20% 이상 감소했고, 스페인은 지난 730일 우버가 택시운전사들의 생계를 위협한다며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지에서 전국적인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은 우버나 카카오 카풀은 말뿐인 공유경제이자 혁신경제라면서 사실 이 같은 행위는 약탈경제라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버는 현재 영국이나 미국 같은 곳에서 초창기에 허용해주었다가 규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자유롭게 영업을 하고 소비자들이 초반에는 편리해졌지만 익숙해지자, 우버쪽에서 수수료를 올리는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기관이 택시라고 하는 공적 수송 체계를 운용하는 데도 여전히 부작용이 있는데, 사기업들이 운송체계를 장악하고 움직였을 때 발생하는 부작용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 우버 등 플랫폼 경제 서비스에 반대하며 운행 중단 집회를 진행한 요르단 택시 노동자들의 차량 모습 <사진 = 뉴시스 제공>     

 

 

플랫폼 노동자, 노동법 밖으로 밀려나다

카카오 카풀 서비스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소개된 공유경제는 노동법 밖으로 노동자를 밀어낸다. 카카오 카풀 서비스와 비슷한 사업의 경우 플랫폼만 있을 뿐 사용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플랫폼만 존재하는 상황에서 카풀 운전자 같은 노동자는 새로운 생산양식을 끌어내지만, 전통적인 고용방식을 취하긴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법의 테두리에서 보호 받을 수 없으며, 복지와도 끊어진 채 노동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또한 카풀로 인한 노동자들의 수익도 많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노동자들이 공유경제라는 이름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을 단시간안에 깨달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지난 3MIT 에너지 환경 정책 연구센터(Center for Energy and Environmental Policy Research)1100명이 넘는 우버와 같은 운전 노동자들의 수익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운전 노동자들이 벌어들이는 순수익(기름값, 보험료, 수수료와 차량유지비 등을 뺀)의 중간값은 시간당 8.55달러에 그쳤고, 절반이 넘는 54%는 그들이 영업하는 주의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돈만을 벌었다. 이와 관련해 트래버 숄츠 뉴욕대 뉴스쿨 교슈는 최근 국내에서 열린 ‘2018 공유경제 국제 포럼연설을 통해 우버 파트너들은 처음엔 유연한 근무에 만족했으나 경쟁이 점점 심해지면서 그들의 수입이 내려앉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사실 기업은 어디까지나 경쟁사들을 밀어내 시장을 독점하려는 전략을 쓰는 것 뿐이다. 결국 우버 역시 크루들에게 기본요금을 낮추고 수수료를 올려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 같은 문제점을 놓고 일각에서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단지 먹거리만을 발굴하는 곳이 아니라며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사회 변화의 영향과 문제점 등 전반적인 사안을 고려해, 합의를 끌어내 문제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 도배방지 이미지

  • 경상청어 2018/12/21 [01:57] 수정 | 삭제
  • 차라리 택시 노조 협잡이 꾼들이 더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