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투는 법과 현실의 괴리에서 그려진다

성혜미 기자 | 기사입력 2018/11/20 [22:15]

타투는 법과 현실의 괴리에서 그려진다

성혜미 기자 | 입력 : 2018/11/20 [22:15]

 

▲ 최근 온라인 설문조사 업체 두잇서베이가 ‘문신 합법화’와 관련해 조사한 결과 ‘찬성(65%)’이 ‘반대(16%)’를 압도적으로 앞섰다. 또 다른 시장조사 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발표한 조사결과 역시 응답자 중 70.9%가 “문신에 대한 인식이 과거보다 관대해졌다”  <사진 = SNS 갈무리>  

 

황혼에 날개를 펴는 미네르바의 부엉이인가?

 

과거 부정적 이미지를 가진 문신이 이제 개성과 멋·패션의 일부를 넘어서 예술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문신은 의료법 27조에 따라 의료행위로 분류되며의료인들에게만 허가돼 있다현재 행해지고 있는 대부분의 문신은 불법에 의해 이뤄진 것이다이와 관련해 송강섭 한국타투협회장은 문신은 의료행위가 아니라 예술로 분류돼야 한다문신을 의료행위로 평가해 그 행위 자체를 구속하는 것은 구시대적인 산물이다현재 문신을 이 같이 판단하는 곳은 우리나라와 일본 밖에 없다고 말한다. <관련기사 :  [인터뷰] 송강섭 한국타투협회장 “문신 합법화 시급”>

 

강 협회장은 또한 타투이스트(문신사)로 종사하는 사람이 22만 명이고 반영구 화장을 포함해 연간 650만 건의 시술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국가는 650만 명의 소비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좀 더 위생적이고 체계적인 공간에서 소비자들이 안전하게 시술받기 위해서는 합법화할 필요가 있다시대에 맞춰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신좋아요

최근 온라인 설문조사 업체 두잇서베이가 문신 합법화와 관련해 조사한 결과 찬성(65%)’반대(16%)’를 압도적으로 앞섰다. 또 다른 시장조사 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발표한 조사결과 역시 응답자 중 70.9%문신에 대한 인식이 과거보다 관대해졌다고 말했다. 향후 35%가 문신시술을 받을 의향이 있으며 시술 만족도는 81%에 달했다

 

설문조사 결과에서 나타나듯 문신의 지위는 과거와 달라졌다. 현재 문신은 스스로의 개성을 드러내는 수단이며 패션의 일부이자, 기억의 도구로 인식된다. 한 타투이스트는 타투는 평생 안 지워지는 것이어서 문제라는 게 그동안의 인식이었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것이라면서 누군가가 옷을 입고 머리를 자르는 방식으로 정체성을 나타내는 것과 사진이나 메모 등으로 특별한 기억을 남기고 싶어 하는 이들의 행위와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문신은 단순히 개성과 멋·패션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는다.

 

제왕절개, 맹장으로 인한 수술 자국이나 화상 흔적을 덮기 위해 문신을 새기기도 한다. 가수 효린은 어릴 적 생긴 수술자국이 콤플렉스였지만 흉터 위에 십자가 문신을 새김으로써 상처를 극복했다.

 

그는 과거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가수활동을 하며 노출되는 의상을 입고 싶었지만 배에 큰 흉터가 있어서 어려웠다면서 문신으로 흉터를 가려 콤플렉스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비상상황에 대비해 가족의 신상정보를 기록해두려는 치매 노인도 문신을 한다. 치매노인을 돌보고 있는 A씨는 어머님이 치매인데, 길을 잃거나 할 때를 대비해 전화번호와 주소 등의 문신을 하게 됐다면서 과거 전화번호가 있는 팔찌나 메모지를 지참케 했는데 이마저도 분실하는 경우가 대부분 이었다고 말했다. 광고인 이제석과 최근 이슈가 된 소방관의 가슴에는 장기기증을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문신이 있기도 하다.

 

현행법에 갇힌 문신

문제는 문신의 대중화와 달리 이 행위 자체가 현행법의 테두리에 갇혀 있다는 점이다. 한국패션타투협회 등은 헌법재판소에 문신 합법화를 촉구하는 헌법소원 청구서를 냈으나 수차례 기각됐다.

 

타투의 합법화를 반대하는 대한의사협회는 문신은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 흉터가 남는다. 감염될 위험이 높다. 국가가 권장할 행위가 아니다고 주장한다.

 

황지환 대한의사협회 의무자문의원은 문신의 합법화를 주장하는 말처럼 이것이 패션과 나를 드러내는 수단의 일종이라면 입었다 벗었다 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문신은 영구적이라며 극히 일부 흉터를 가리기 위해 문신이 필요하다면 자격증이 있는 사람에게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인터뷰] 대한의사협회 "음성화 문신 합법화 안된다">

 

황 의원은 내장기관 안에 의약품도 아닌 색소를 쑤셔 넣으면 이물반응이 생기고 C형 간염, 매독, 단순포진 등 각종 감염과 흉터가 남는다면서 합법화가 아니라 문신 자체를 권장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 경찰청과 대한피부과학회는 지난 2015년부터 청소년들의 문신 제거 시술을 지원하는 사랑의 지우개프로그램을 운영 중에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문신을 했던 청소년들의 문의가 꽤 많이 있다면서 실제 문신이 영구적으로 남기 때문에 하고 나서 후회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문신 과정에서 감염사례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합법화를 떠나 제도적으로 보완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찬반 팽팽해도 문신의 합법화는 세계적 추세

일각에서는 문신 수요를 국가가 나서서 법으로 관리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자기 몸에 대한 통제권을 국가가 쥐고 흔들려는 것과 내가 원하고 모두에게 해가 없는 행위를 못하게 하는 것은 인권 침해라는 주장이다. 한 외국 타투이스트 문신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들어 제도권이 내 몸에 대한 결정권을 통제한다는 점이 문제라면서 문신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먼저인데 이를 전체적으로 막아서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해외의 경우 일정 요건만 갖추면 문신시술이 가능하도록 자격증 부여하거나 허가해준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등에 따르면 2011년 기준 미국의 총 41개주가 문신관련 자격증 또는 면허제도를 운영하면서 업체들을 엄격하게 관리한다. 일례로 캘리포니아주에서 문신시술을 하려면 보건기관에 등록해야 한다. 등록을 위해서는 자신이 B형 간염 예방접종을 했는지 혈액매개감염 교육을 이수했는지 여부에 대한 증빙자료가 필요하다.

 

프랑스도 비슷하다. 문신 시술을 하기 전 지역 보건청에 신고를 해야 하고 신고 시 최소 21시간의 위생 보건 교육 이수증을 첨부해야 한다. 이 밖에 중국과 필리핀 등 아시아권 일부 국가에서도 의사가 아닌 사람들이 문신 시술을 할 수 있게 하는 일종의 자격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타투협회 측도 문신 행위를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감염이나 영구적인 부분에 대한 후회를 말한다면서 이들의 주장처럼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한다.

 

이어 현재 많은 수의 미성년자와 성인들이 무법천지에서 문신시술을 받고 있음에도 아무런 규제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입법부, 행정부가 서둘러 나서야 한다면서 해외처럼 타투숍과 시술행위에 위생기준을 만들고 국가자격제도를 시행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문제 발생을 막을 수 있고, 소비자도 보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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