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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5주년 안마의자 한일전 역전승한 바디프랜드의 역사

김덕주기자 | 기사입력 2020/08/14 [15:35]

광복 75주년 안마의자 한일전 역전승한 바디프랜드의 역사

김덕주기자 | 입력 : 2020/08/14 [15:35]

       

 

# 안마의자 종주국 日 제치고 ‘글로벌 1위’ 등극한 바디프랜드

일본 불매운동이 1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광복 75주년을 맞아 일본이 종주국으로 지배하던 시장에서 역전을 이뤄낸 바디프랜드의 사례가 주목 받고 있다. 글로벌 산업 한일전에서의 역전승은 2000년대 TV시장에서 삼성이 일본기업을 따돌린 사례가 대표적이다. 대기업의 대표격에 삼성에 있다면, 중견·중소기업계 대표주자로 바디프랜드는 안마의자 시장을 선점한 일본 브랜드를 제치고 글로벌 1위를 차지한 선례로 꼽힌다.

 

# 항일 → 극일 → 승일의 도식

 

항일(抗日) = 일본에 항거하다

일본은 70여년 전 처음으로 제품 생산을 시작한 안마의자의 종주국이다. 바디프랜드가 창립(2007년 3월)할 당시만 해도 한국에서도 P사, I사 등 일본 브랜드가 시장을 장악한 상황이었다. 당시 국내 안마의자 시장은 200억~300억원 규모에 불과했지만, 일본 브랜드의 인지도나 소비자들의 동경은 막강했다. 하지만 실버제품으로 제작된 일본 안마의자는 검정색 위주의 투박한 마사지 기기에 머물렀고, 바디프랜드는 이 지점에서 기회를 봤다. 철저한 ‘차별화’와 넘볼 수 없는 ‘격차’를 만들어내자는 것이었다.

 

바디프랜드는 설립 초기 국내 소비자들의 다양하고 까다로운 수요를 충족시키고자 보유한 현금 대부분을 투자해 디자인 역량 강화에 나섰고, 그 일환으로 ‘디자인연구소’와 ‘기술연구소’라는 R&D 조직을 세웠다. 집안 인테리어와 잘 어울리는 ‘예쁜 안마의자’와 한국인의 실정에 맞는 기능으로 마사지의 패러다임을 바꿀 ‘새로운 기능의 안마의자’를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 2016년에는 정형외과, 신경외과, 한방재활의학과 등 전문의들을 대거 영입해 안마의자와 건강 증진 사이 연관성을 연구개발하기 위한 ‘메디컬R&D센터’를 꾸리기도 했다.

 

삶의 질과 건강이 중시되는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시장과 소비자들도 화답했다. 바디프랜드는 2009년부터 시장의 우려를 딛고 소비자들의 초기 비용부담을 줄여주고자 ‘렌탈’이라는 새로운 구매 방식을 도입, 안마의자 전성기를 열어젖혔다. 부담 없는 비용으로 자신과 가족의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핵심요인으로 작용했다.

 

 

더불어 마사지를 받는다는 의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실제 건강을 증진하고, 럭셔리하면서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품목으로 안마의자가 부상하면서 천편일률적이던 일본 브랜드는 서서히 종적을 감췄다. 시장 선발주자라는 타성에 젖어 연구개발을 소홀히 하고, 급변하는 시장 수요에 발맞추지 못한 일본기업들은 결국 바디프랜드에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꾸준한 투자와 역량 강화의 결과,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인 ‘레드 닷(Red Dot)’과 ‘iF’에서 연이어 수상작을 냈다. 메디컬 분야에서도 ‘수면 프로그램’(특허 제10-1179019호), ‘소화촉진-숙취해소 프로그램’(특허 제10-1851906호) 등을 비롯해 최근 ‘거북목 증후군 및 목디스크에 도움이 되는 안마장치(특허 제10-2098526호)’, ‘척추 견인 마사지(특허 제10-2056545호)’, ‘척추 디스크 및 골다공증에 효과적인 펄스전자기장을 장착한 안마의자(특허 제20-0490735호)’ 등 지속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세상에 없던 슈퍼카 안마의자인 ‘람보르기니 마사지체어(모델명 LBF-750)’와 식약처 산하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 심의를 통해서 의료기기 2등급 품목인증을 받은 ‘팬텀 메디컬’도 이 같은 맥락에서 출시됐다. 품질 자신감을 바탕으로 바디프랜드는 고객 만족을 실현하고자 무상A/S 기간도 업계 최장 5년을 보장한다.

 

극일(克日) = 일본을 극복하다

바디프랜드는 기존과는 전혀 다른 전략으로 일본을 극복하고자 했다. 실버제품인 안마의자의 타깃을 30~40대로 낮춰 젊은 층을 노렸다. 밋밋한 디자인도 세련되고 밝은 색상으로 바꿔나갔다. 단조로운 안마 패턴 대신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다양한 마사지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신체 피로를 넘어 두뇌 피로까지 해소하는 브레인 마사지, 멘탈 마사지를 선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바디프랜드는 2010년 이후 빠르게 사세를 넓히며 일본기업을 넘어섰다.

 

물론 바디프랜드가 하루 아침에 일본기업들을 제치고 우위를 점한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I사와의 특허소송이다. I사는 2014년 말 불쑥 바디프랜드가 “자신들의 안마의자 ‘자동체형인식’ 특허를 침해했으니 사용을 중단하라”는 경고장을 보내왔다. 업계에서는 I사가 자사의 성장세 둔화 속 바디프랜드의 영역 확장이 본격화되자 경쟁사를 견제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소송을 벌였다고 분석했다. 소송은 바디프랜드 입장에서도 경쟁의 주도권 측면에서 중대한 현안이었다.

 

전문성 부족, 관련 조직의 미비 등 녹록하지 않은 여건이었지만 발 빠르게 전문가들과 접촉해 방안을 찾았다. 바디프랜드는 2015년 초 I사를 상대로 특허에 대해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함과 동시에 특허권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I사 역시 특허권챔해금지 등의 소송을 추가 제기했으나 특허심판원은 1년 뒤 “I사의 특허는 무효”라고 심결했다.

 

이후 2016년 9월 특허법원은 특허심판원이 내린 결론을 재확인했고, 마지막으로 대법원이 이를 확정했다. 대법원은 I사의 특허가 무효라고 판결하면서 “신규성과 진보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기술적 진보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안마의자 제조사들이 폭넓게 적용하고 있는 기술을 특정기업의 보유로 볼 수 없다는 취지였다.

 

2017년 2월 대법원 판결로 마무리된 소송은 국내 안마의자 시장에서 한국과 일본의 대표기업 간 분쟁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바디프랜드는 상대적으로 업력과 조직, 전문성이 부족한 가운데서도 공격적이고 전향적인 자세로 위기를 정면돌파했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다. 바디프랜드는 특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R&D에 박차를 더욱 가했다. 특허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변리사를 채용하는 등 내부 정비도 이뤄졌다.

 

2020년 현재 바디프랜드는 국내와 해외에서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등 지적재산권 2413건을 출원, 이 가운데 1354건을 등록한 R&D 강자가 됐다. 특허청에서 발간한 '2019 의료기기 특허 동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바디프랜드는 유수 대기업과 대학을 제치고 치료 보조기기 분야 특허출원 1위로 꼽히기도 했다.

 

승일(勝日) = 일본을 이기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프로스트&설리번이 2017년 실시한 안마의자 시장 조사에 바디프랜드는 글로벌 안마의자 시장에서 일본 안마의자 브랜드들을 이겨내고 글로벌 점유율 8.1%로 1위에 올랐다. P사, I사는 각각 7.7%와 7.2%로 2, 3위를 기록했다. 2000년대 초, 중반까지 시장을 장악한 일본기업들을 따돌린 것이다.

 

일본 브랜드 일색의 국내 시장에서 후발주자가 R&D 차별화 등을 통해 난관을 극복하고 시장 1위를 차지한 사실은 상징하는 바가 크다. 특히 바디프랜드는 창립 10년 만에 ‘R&D 투자 및 성과 → 시장 경쟁력 → 글로벌 1위’라는 도식을 몸소 입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악전고투 중인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이 참고할 만한 선례를 남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바디프랜드는 ▲기술 ▲디자인 ▲품질 ▲서비스 ▲고객만족 등 5가지 분야에서 추격할 수 없을 정도의 격차를 만들겠다는 ‘오감 초격차(超格差)’를 제1의 경영전략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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