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시사칼럼] 언제부터 박병석 의장이 군 작전하듯 밀어붙이는 정치인였나

김재순 기자 | 기사입력 2020/06/12 [17:54]

[시사칼럼] 언제부터 박병석 의장이 군 작전하듯 밀어붙이는 정치인였나

김재순 기자 | 입력 : 2020/06/12 [17:54]

▲ 박병석 의장(자료=뉴시스)  ©


21대 국회가 '개점'한지 2주 가량이 지났으나 벌써부터 '싹수'가 노래보인다. 역대 국회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는 얘기다. 이래가지고는 정치적 발전을 기대해온 국민들에게 다시금 실망감만 안길 것이 분명하다. 법사위와 예결위 위원장을 놓고 벌이는 여야 거대 정당들간의 샅바싸움이 지리한 싸움으로 이어질 채비인 것이다. 여야 협상의 자리가 놓여지기는 했으나 당초 주장하는 바에서 물러남이 없으니 한 치앞도 나아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에전의 국회에서도 개원후 보통 몇 달씩 원 구성을 하지 못한 채 여야 강대강 대치하곤 했던 것이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런 답답한 정국을 우려한 나머지 12일 "여야에 다시 한 번 촉구한다. 의장으로서 마지막 합의를 촉구하기 위해 3일의 시간을 드린다"고 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쾌도난마하는 듯한 말이지만 정치력이라고는 도무지 느껴지지 않는 '엄포'로만 들리는 이가 적지않다는 것은 무얼 말하는가. 새로운 국회에 새로운 의장이라면 예전과 다른 모습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인가.

 

당장에 제1야당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오늘 하려니 부담돼서 미룬 것"이라며 "더 이상 협상은 없다"고 밝혔다. 역시 강경수위로 치달리겠다는 전략이다. 박 의장의 최후통첩같은 발언이 어찌보면 군사정권의 워카발로 차대며 윽박지르는 식처럼 들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쯤되면, 언제부터 박 의장이 그런 사람이었나 싶다. 본디 그는 협상주의자로 통했다. 그간 여야 최악의 극한 대치 속에서도 그는 언제나 합리적이고 타협적인 대안을 내놓았던 것을 많은 국민들은 기억한다. 그런 그가 마치 국회의장이라고 하는 '완장'을 차고 나니 달라진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마저 든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듣기엔 좀 거북스럽다.

 

주 원내대표의 말처럼 제1야당이 "협상 결렬을 선언해서 그 사이 접촉하거나 만날 일이 없다"고 선언을 하고 난 것은 여당 내지는 국회의장의 윽박지르는 식의 전술이 가져온 역효과라고 봐야 한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이미 협상과 타협이 사라진 국회가 고스란히 답습되는 것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싸우는 사람이 있으면 말리는 사람도 있는 법이고 그걸 풀어내는 자가 진정한 정치가요 협상가일텐데 집권 여당과 청와대, 국회의장이 똑같이 '한 통속'으로 움직여서야 야당의 협상 의지는 사라지는 법이고 도리어 막힌 쥐구멍일 때 돌아서 물려고 하는 법이지 않을까 싶다.

 

오죽하면 주호영 원낻표가 "법제사법위원회를 뺏기고는 도저히 야당으로서의 존재 의의도 없고 국회 자체도 국회라고 할 수 없어서 더 이상 협상할 수 없다"며 "심지어 민주당이 그렇게 의석수를 자랑할 거면 18개 상임위를 다 가져가서 해보라고 할 정도"라고 말했을까.

이어 "우리 헌법의 구성원리이자 민주주의 구성원리는 3권분립 아니겠나"라며 "국회는 행정부와 대통령 권력 견제가 기본인데 언제부터인가 여당 국회의원은 국회의원의 본분을 망각하고 대통령과 청와대를 옹호하는 것을 주업으로 아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야당의 말처럼, 176석이라고 (일방적으로) 표결하고 가자고 하면 국회의 존재 가치가 없는 법이다.  이렇게 야당을 무시하고 중요한 법사위와 예결위를 가져가면 야당은 들러리로서 의견만 내고 자기들 주장만 하면 모양새를 갖춰주는 거라 저희는 할 일이 없다는 야당의  비판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너무 윽박지르거나 파행으로 서둘러 갈 필요는 없다. '합의에 3일 주겠다' '15일에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식으로 의장이 더욱 고압적이고 강압적인 자세는 도움이 안된다. 국회의장이 상임위원장을 강제 배분하면 그 길을 재촉할 뿐이다. 예로부터 도망갈 길을 보고 몰으라고 했지 않는가. 군사작전하듯 하는 집권여당과 의장, 청와대가 새겨 들어야 할 일이다. 너무 조급해서도 안된다. 조급하면 일을 그르치기 일쑤다. 답답하고 느리게 가는 것같아도 끝까지 협상하고 양보할 건 양보하며 얻을 것을 얻어내는 인내력이 더 없이 요구되는 때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