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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커스] '靑 인사권'과 '尹 총장 수사권'이 충돌할 때

김재순 기자 | 기사입력 2020/01/10 [08:23]

[뉴스포커스] '靑 인사권'과 '尹 총장 수사권'이 충돌할 때

김재순 기자 | 입력 : 2020/01/10 [08:23]

 지금은 청와대 '인사권'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사권'이 충돌하는 순간이다.

 

청와대가 법무부 추미애 장관을 앞세워 검찰에 대한 대대적인 고위직 인사를 단행한 다음날(9일), 검찰은 여전히 '내 갈길을 간다'며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송철호 울산시장의 선거공약 수립·이행 과정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다.

 

이전 수사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졌지만 윤석열 검찰총장의 ‘손발’을 자른 검찰 고위간부 인사 다음날 진행된 압수수색이라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이 쏠린다.

 

균형발전위는 어떤 곳인가. 지역 간 불균형 해소와 국가균형발전 정책 수행을 위해 만들어진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다.

 

지난 노무현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의 지방균형발전을 추동할 싱크탱크 그룹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실은 왠만한 친여 인사들이 마땅히 '직함'을 갖기 어려우면 이곳을 둥지삼아 '훗날'을 도모하는 곳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만큼 예민한 곳이다.

 

검찰은 여권 인사들이 함께 참여한 고문단을 통해 송 시장이 공약 수립과 이행에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단서를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10일 오후 검찰 인사 대상자들을 대상으로 한 전출 신고식에서 윤 총장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 신고식은 인사 이후 윤 총장의 첫 공식 행사인 데다 인사 대상자 32명 전원이 참석한다.

 

검찰 관계자는 “윤 총장이 지난 8일 대검 등 검찰인사에 대해 침묵을 지킨 것과 달리, 이날만큼은 공식적인 언급을 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윤 총장은 그의 성격상 이날 신고식에서도 인사에 대한 비판은 삼갈 가능성이 짙다. 강직한 성격이기도 하지만 전임 정권하에서 쓰라린 좌천 경험으로 내성이 길러진 덕택일 것이란 해석을 하는 이도 많다.

 

특히 윤 총장은 ‘우리 모두 해야 할 일을 했다. 나도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테니 (새로운 자리에) 가서도 수사를 잘해 달라. 맡은 소임을 잘 부탁한다’고 격려했다는 말이 나올 만큼 의연한 자세를 보여주려 애쓰는 것으로 전해진다.

 

‘윤 총장의 침묵은 인사에 연연하지 않고 수사로 결과를 보여 주겠다는 뜻’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검찰 안팎에서 나오는 배경이다.

 

이번 인사로 윤 총장의 ‘손발’이 잘렸지만 윤 총장에게 직접적인 타격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검찰 내부의 시각이다. 윤 총장의 최측근 인사는 “윤 총장은 전임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 등으로 좌천되는 등) 여러 상황을 경험한 데다 수사를 1~2년 한 것도 아니다. 윤 총장은 괜찮을 것”이라고 언론들은 전한다.

 

가장 큰 걸림돌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된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선후배 사이라는 점이다. 이른바 '친문'이다. 이미 각종 사례에서 기수 파괴가 일고 '감사 동일체' 원칙이 무디어진 상황에서  검찰 상명하복 구조의 틀을 허물며 독단적인 수사지휘를 하게 될 것인지 벌써부터 주목되는 이유다.

 

하지만 검찰을 바라보는 대체적인 시각은 “새로운 인사들이 왔지만 (정권 입맛대로 움직이는 대신) 기본적으로는 죄가 있냐 없냐로 판단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청와대는 인사가 권한이니 인사권을 행사했듯이 윤 총장은 수사권을 행사하면 될 일”이란 시각이 많다.

 

검찰이 정치적 외압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진정한 검찰개혁이란 고전적 이론을 들이대지 않더라도 검찰이 흔들린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 기강이 근본부터 흔들릴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 수사권 붕괴의 도미노가 국민 일상생활로 직결되는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공직비리는 물론 민생사범, 강력사범 준동을 제어할 사법당국의 불안을 경찰력으로 모두 제어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잘못된 판단일 수 있다는 점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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