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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1.8 검찰 대학살', 역사적 평가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

김재순 기자 | 기사입력 2020/01/09 [08:10]

[시사칼럼] '1.8 검찰 대학살', 역사적 평가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

김재순 기자 | 입력 : 2020/01/09 [08:10]


문재인 정부의 검찰 옥죄기가 지독하다. 일종의 학살이다. 살아있는 정권 에 대한 수사팀의 사실상의 해체를 주문한 것이라 해도 틀리지 않는다. 공수처 설치 강행으로, 내주께부터 시작될 검경수사권 조정, 그것도 모자라 수사중인 사건 지휘부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 거의 수사방해 내지는 수사중단 요청수준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8일 단행된 법무부의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들에 대한 검찰 인사는 내용은 물론 법적 형식에서도 향후 무수한 논란을 부를 것이 분명하다.

 

인사가 만사라지만 정당성을 잃어서는 만사가 되지 못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의 비리에 이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해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의 감찰 무마 사건을 진두지휘했던 서울동부지검장을 좌천시킨 것이란 해석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보좌했던 대검 참모진을 물갈이한 것은 검찰 대학살이나 마찬가지인 인사라고 야권에서는 입을 모은다. 때문에 '검찰 개혁'을 앞세워 검찰 길들이기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다. 윤 총장을 무력화시켜 권력층 수사를 차단하려는 정치적 속셈이 있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윤 총장 임명장을 수여하던 자리서 "살아있는 권력에도 눈치보지 않고 철저히 수사해달라"고 했던 것은 '허언'이었다는 얘긴가.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수사에는 그리도 박수를 보내더니 이중성으로 가득찬 권력의 음습한 냄새가 도처에 진동하는 듯하다.

 

정부 출범과 함께 이뤄진 적폐청산 때는 피의자 신분의 전직 장군과 검사·변호사 등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도 문재인 대통령은 “수사를 멈출 수 없다”고 했다. 검찰 개혁을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윤 총장을 임명하면서는 “우리 윤 총장이 살아 있는 권력에도 수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던 이가 바로 문 대통령이었다. 이후 검찰의 칼날이 청와대와 여권으로 향하자 개혁 운운하며 좌천 인사를 한 것은 염치가 없어도 너무 없는 것 아닌가.
 
이번 인사가 권력의 의도대로 이뤄진 것이라면 추미애 법무장관은 그저 '악역'을 맡은 조연에 불과할 것이다. 그 자신이 지난 지방선거 불법행위로 인해 조사대상으로 검찰에 의해 지목돼온 것이라면 직권남용을 넘어 사전 방호막치기란 비판도 감수해야 한다. 여권이 올 4월에 있을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인사한지 6개월여 만에 서둘러 인사를 하는 것은 검찰을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란 해석도 나온다.

 

이러고도 검찰개혁이란 말을 한다면 너무도 낯간지러운 일이다. 검찰개혁은 그간 정치권에 휘둘려온 검찰이 검찰 본연의 위치로 돌아오도록, 정치로부터 독립하도록 하는 일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역사의 평가를 두려워하지 않는 권력이라면 더 말해서 뭣하겠는가.

 

폭압적 검찰 인사에도 불구하고 검찰 안팎에서는 윤석열 사단의 무력화를 통해 권력수사를 차단하려는 의혹을 딛고 기존에 엄정하게 추진해왔던 울산·유재수 사건을 끝까지 수사해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검찰의 수사가 흔들려서는 안될 것이란 주문이 그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윤 총장앞에 가로놓인 장벽이 더 높아졌다고 봐야 한다. 당장에 권력수사를 진두지휘했던 서울중앙지검장에 문 대통령의 후배 검사장이 윤 총장 턱밑에 배치됐기 때문이다.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에 대한 검찰총수로서의 지휘체계 확보가 첫 관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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