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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죽기 전에 정권 안 뺏긴다"는 이해찬이나 "그럼 2년 안에 죽는다"는 김재원이나

김재순 기자 | 기사입력 2019/11/10 [20:10]

[시사칼럼] "죽기 전에 정권 안 뺏긴다"는 이해찬이나 "그럼 2년 안에 죽는다"는 김재원이나

김재순 기자 | 입력 : 2019/11/10 [20:10]

▲ (사진은 단순 이미지용임)     ©

 

정치권은 툭하면 말싸움으로 허송한다. 우리말처럼 아와 어가 다르고, 듣기에 따라 어감이 달라지는 예도 드물것같다. 큰 이슈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걸 볼수 있을 뿐, 여야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미국 정치판에서 이처럼 정치인들이 말꼬리 잡기 싸움에 매몰됐다는 얘기는 들어보질 못했다.

 

이번에는 자유한국당 김재원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작년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죽을 때까지 정권을 빼앗기지 않겠다'고 한 발언과 관련, 이 대표가 다음 대통령 선거가 있는 2년 안에 죽는다는 뜻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즉각 사죄하라"고 반발했다.

 

기자들이 볼때는 초록이 동색이듯, 좀 거친 표현을 빌자면, '그 놈'이 '그 놈'인것만 같다.  본래 이 대표의 표현이 좀 거친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일. 그렇다고 해서 죽을때까지 정권 안배앗긴다는 표현은 좀 과했다. 종신토록 한다는 얘긴데, 가정도 너무 심했고, 뻥치고는 너무 심했다. 그걸 겉으로 발설하기보다는 그런 각오로 국민 섬기는데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가 옳다.

 

여기에 불을 지피듯, 김 의원은 지난 9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열린 '좌파독재 공수처법 저지 및 국회의원 정수 축소 촉구 결의대회'에서 자신과 택시 기사와의 대화를 소개했다. 이것이 여권을 격발케했나보다.

 

김 의원은 택시기사와의 이야기라고 한발 뺐다. 즉 "이해찬 대표가 '20년 집권한다, 50년 집권한다'더니 이제는 '나 죽기 전에는 정권 뺏기지 않겠다'고 하더라"며 "그 말을 듣고 너무 충격 받아서 택시 기사에게 이 대표 발언을 전했다"고 했다.

 

이어 "택시기사는 '그럼 이해찬이 2년 안에 죽는다는 말 아닌가? 놔두면 황교안이 대통령 되겠네요'라고 하더라"며 "가만히 생각하니까 그 말이 그 말이더라. 택시비 10만원 주고 내렸다"고 했다.

 

이 역시 우스갯소리라고 하며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좀 거칠기는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사적으로는 할 수 있으나, 아무리 우스갯소리라고 해도 공개적인 자리서 발설하기에는 좀 거친 표현이 아닐까 싶다. 정 하고싶었다면, 이렇게 말하는 택시 기사더러 혼줄을 냈다느니 한다든지 택시비 얹어주고 내렸다는 표현을 하지 말든지 했어야 옳다.굳이 얘기안해도 동의하고 내렸구나 할 마당에 명시적으로 동의하며 내린 것은 상대방을 모욕하는 것일 수 있다.

 

이에 민주당은 김 의원의 발언을 즉각 비판했다.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통해 "김 의원이 여당 대표에 대해 저주에 가까운 막말을 쏟아냈다"며 "김 의원은 즉각 사죄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해찬 대표가 정치적 수사로써 다짐을 언급한 내용을 두고 사람의 죽음까지 스스럼없이 뱉어냈다"면서 "섬뜩하다. 경악스럽다. 너무나 험악하고도 저열한 막말"이라고 했다.

 

어쨌든 기자들이 보기엔 너나 할 것없이 매한가지가 아닐까 싶다. 우리 정치에 유머가 그만큼 없다는 뜻이기도 하고, 우리 말이 그만큼 싸움판으로 만들기 쉽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또 한 가지는, 우리 여의도 정치판이 과거 명 대변인들이 멋지게 받고 던지는 멘트로 유명세를 떨던 시절과 달리, 풍류나 은유가 실종된 채 죄다 싸움닭처럼 변해가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한 마디로 정치판이 싸움의 긴장도만 높아갈 뿐 갈 수록 매말라 가고, 재미가 없어진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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