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적 혁신'이냐 '구태정치'냐... '평화당호'의 앞날은?

김재순 기자 | 기사입력 2019/08/12 [15:25]

'파괴적 혁신'이냐 '구태정치'냐... '평화당호'의 앞날은?

김재순 기자 | 입력 : 2019/08/12 [15:25]

▲  대안정치연대 집단 탈당 기자회견   © 김재순 기자


대안정치연대 "더 큰 통합·확장 위해 변화·희망의 항해 시작"
정동영 "오늘 이후 탈당파 잊겠다…평화당, 구태정치 해방선언"


광주 호남 정치권의 '불안정성'이 길어지고 있다. 유성엽 원내대표를 위시한 천정배 박지원 장병완 등 민주평화당 비당권파가 12일 집단탈당을 공식 선언한 것은 그 연장선이다.

 

천정배·박지원·유성엽·장병완·김종회·윤영일·이용주·장정숙·정인화·최경환 의원 등 평화당 비당권파이자 제3지대 신당 추진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 연대'(대안정치) 소속 의원 10명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변화와 희망의 밀알이 되겠다"며 탈당을 공식화했다.

 

지난해 2월 창당 이후 1년 반만에 대규모 탈당 사태를 맞으면서 원내 제4당 활동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이 가운데 장정숙 의원의 경우는 좀 복잡하다. 장 의원은 국민의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평화당에서 활동 중이나 바른미래당 소속이어서 탈당계가 아닌 당직사퇴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탈당 기자회견문에서 "지난 1년 반 동안 국민의 기대와 열망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고 평하면서 "작은 강물들이 큰 바다에서 하나로 만나듯 더 큰 통합과 확장을 위해 변화와 희망의 항해를 시작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 총선에서 확인됐듯 적대적 기득권 양당체제의 청산은 국민의 열망이고 시대정신"이라며 "그럼에도 제3정치세력은 현재 사분오열하고 지리멸렬한 상태에서 기득권 양당에 실망한 민심을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와 능력이 부족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대안정치는 이제 우리부터 스스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기득권 양당체제 극복과 한국정치 재구성을 위한 새로운 대안 모색에 나서고자 한다"며 "기존의 조직과 관성, 정치문화를 모두 바꾸는 파괴적 혁신과 통합을 통해 새로운 대안정치세력을 구축하는 변화와 희망의 밀알이 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 12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상임고문·후원회장·전당대회의장 연석회의.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및 당직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김재순 기자

 

이들은 또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의 국정운영에 실망한 건정한 진보층과 합리적 보수층, 중도층과 무당층의 지지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비전과 힘, 능력을 갖춰야 한다"면서 "새로운 비전과 정책에 동의하는 인사, 세력들이 다함께 모여야 한다"고 했다.

 

반면에 이들의 탈당을 지켜본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날, "가지 말았어야 할 길을 끝내 간 것에 대해 참으로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연석회의에서 "앞으로 탈당파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겠다. 오늘 이후로 탈당파를 잊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특히 그는 대안정치 소속 의원들의 탈당을 '구태정치'로 규정지으면서 "구태정치는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을 특징으로 한다. 명분이 없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며 "오늘 평화당은 구태정치로부터 해방을 선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대표는 대안정치 소속 의원들의 탈당선언문을 언급하면서 "당원에 대한 언급이 없다. 당원에 대한 생각이 티끌만큼도 없다"며 "당원에게 물어보자. 이 탈당을 지지하는 당원이 몇분이나 되겠나. 당원들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는 일방독주"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에 대한 생각이 껍데기뿐이다. 지난 1년 전국 각지에서 눈물을 흘리는 약자의 현장으로 달려갈 때 대부분 단 한 번도 현장에 나타나지 않고 현장정치를 거부했던 분들"이라며 "민생을 말할 자격도, 국민을 말할 자격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결정적으로 탈당의 명분이 없다. 당원 8할이 반대하는 명분없는 정치는 죽은정치, 사욕의 정치"라며 "그분들이 당권을 내려놓으라고 하는데 사퇴명분이 있어야 사퇴할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한 "명분을 줘야 사퇴든 뭐든 할 거 아니냐고 계속 물었는데 돌아온 대답은 당내 분란 사태에 대한 책임이라고 한다"며 "당 대표 책임이 제일 큰 것은 인정한다. 그런데 분란의 시작과 끝과 몸통이 본인들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는 "명분없는 탈당은 성공하지 못한다"며 "2002년 노무현 후보가 지지율이 떨어졌을 때 후단협이란 결사체가 탄생했고 탈당했지만 그다음 선거에서 거의 살아남지 못했다. 이분들의 탈당이 명분 없는 탈당으로 판명될 경우 내년 선거에서 제2의 후단협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후단협은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자 당내 30~40명 의원들이 정몽준 의원과의 단일화를 위해 후단협을 만들어 탈당했던 것으로, 후단협에 참여했던 의원의 상당수가 총선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정 대표는 또한 박지원 의원을 겨냥 "10분에게 개인적인 유감은 없지만 한분의 원로 정치인에게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분열, 탈당을 막아야 할 분이 이것을 기획하고 조정한 혐의를 벗을 수 없다. 결사체를 만들고 집단탈당을 강제한 이분의 행태가 대표적인 구태정치"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대안정치 임시대표를 맡은 유성엽 의원은 바로 창당 수순을 밟을 것인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금명간 창당추진위를 발족해 창당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정기국회 전이다, 후다, 논의하기보다는 가능한 빨리 창당추진위를 만들 계획"이라고 답했다.

 

바른미래당 호남 의원들과 무소속 의원들과의 연대에 대해서는 궁극적으로 제3지대에서 함께 할 수 있음을 밝히면서도 합류 여부 등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실제로 대안정치연대에 합류할 바른미래당 의원이 있을지, 있다면 몇명이나 될 것인지는 미지수란 얘기다.

 

최고위원인 박주현 의원의 말이 소위 '대안정치연대'의 앞날을 시사할 듯하다.

 

"대안정치는 아무런 대안 없이 시종일관 당 대표 사퇴만을 주장하다가 결국 탈당했다. 황당할 정도로 아무런 명분도 이유도 없다." "그저 총선 불안감에 떠는 소수정당 현역 정치인들의 두려움과 이를 이용한 구태정치의 결합일 뿐이다."

 

현재로서는, '대안정치연대'발(發) 정치 지형변화는 그야말로 '찻잔 속의 미풍'으로 끝날 공산이 적지 않다.

 

대신에 이들의 '횡보'는 광주 호남 정치권의 '불안정성'이 길어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크게 보아, 한국 정치에 좋은 변화는 아닐 것이 분명해보인다. 또한 이들의 바람이, 명분없는 탈당으로 판명되어진다면, 충청권 등 여타지방으로의 확장성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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