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8개월] 선거는 바람.. 과거 보수정권 '북풍' '총풍' - 현 여권 '신북풍' '남풍'

김재순 기자 | 기사입력 2019/08/08 [11:26]

[총선 D-8개월] 선거는 바람.. 과거 보수정권 '북풍' '총풍' - 현 여권 '신북풍' '남풍'

김재순 기자 | 입력 : 2019/08/08 [11:26]

▲ 일본의 경제보복조치로 소재독립을 외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사진=시사코리아db)     ©


일본의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 배제 정국 속에서도 정치는 살아있다. 살아있는 생물이란 말처럼. 일본과의 경제전쟁에 정치 이슈가 실종됐다는 말은 틀린 말이다. 자의든 타의든, 경제전쟁이 곧 정치다.

 

오히려  현 대(對)일본 경제전쟁을 파고들며 '특수'를 기대하는 쪽도 있다. 중앙정치무대든, 지방 정치권(지역구)이든 가릴 것없다. 바람앞에 견딜 것은 별로 없다.

 

지난 2002년 희대의 사기사건으로 분류되는 '김대업 병풍' 사건으로 당시 최대 유력 대선후보 이회창씨는 분루를 삼켜야 했고, 역사의 흐름을 완전히 뒤바꾸는 결과를 가져왔으니 그만큼 바람이 크다는데 이론을 제기할 사람은 별로 없다는 의미다.

 

얼마전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격인 양정철 원장의 '민주연구원'이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국내서 일고 있는 반일 감정에 고무된 듯 "총선에 긍정적 영향"이란 분석 보고서를 오픈했다가 야권으로부터 질타를 받았던 예가 그 단적인 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도 우리 경제의 파탄을 얘기하면서 돌아서는 민심을 잡으르려 애쓰지만 야권이 표심을 모두 잡기는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황 대표는 이날 "포퓰리즘에 빠진 정권에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 요즘 경제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어제 기재부 발표에 따르면 상반기 국세수입이 작년보다 1조원 감소했다고 한다. 적지 않는 세수감소다. 매년 10조원 때 증가세를 보였던 세수마저 기업들의 실적악화로 인해서 마이너스로 추락한 것이다"고 했다.

 

문제는 정부가 재정 지출을 오히려 크게 늘리겠다고 해도, 관리재정수지적자가 59조원을 넘어서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경기를 부양하겠다면서 지출을 늘려도 일반 서민들은 정확히 그 수치를 기억하지 못한 채 정부의 발표를 액면 받아들일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황 대표는 이어 "어제 KDI는 8월 경기 동향 보고서를 통해 경기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우울한 진단을 내놨다. 6월 산업 생산은 –1.1% 주저앉았다. 설비투자는 마이너스, 수출은 11% 낮아졌다. 지난 일주일 동안 코스피는 2000을 내려앉았고 코스피 600이 한꺼번에 무너졌다. 환율이 1,200원을 넘으면서 시장불안도 커지고 있다"며 금융위기 우려가 다가오고 있다고 외쳐도 일반인들이 수치를 잘 기억하긴 어렵다는 점이다. 코스피 지수가 연초에 비해 -6.1%로 추락했다고 한 들 감이 잘 오지 않는다.

 

말하자면 가슴에 확 와닿은 메시지 전달이 어렵다는 점이다.

 

여권이 이를 단순 경기불황으로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외세 영향', 특히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본을 '원흉'으로 몰면서 반일감정을 극대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집권 2년차를 넘어서면서 급락할 것같던 지지율을 북한 핵을 활용한 남북, 북미 정상회담으로 유지해온데 이어 총선 8개월을 남기고 정확하게 바톤터치한 것이 '남풍'이라 할 일본의 수출규제다.

 

과거 보수정권에서 툭하면 애용했던 '북풍' '총풍'에 비하면 훨씬 폭발적이고 휘발성이 크다. 북한의 '발사체 도발 시리즈'에는 아예 무감각 대응으로 일관하는 여권의 태도도 전략의 일환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없지 않다.

 

과거 같았으면, 북한의 포탄 한발에도, 휴전선 총격질 한바탕에도 정국이 얼어붙곤 했으나 이제는 아예 무덤덤해진 탓이랄까.

 

도리어 총선용 반일감정 확산, 돌이키기 어려운 한일 관계, 중국에는 굴욕적 3불합의, 북한의 '미국 총알받이' 협박에도 불구하고 아랑곳 없다.  한미동맹을 복원하고 한미일 공조를 재건하는 것만이 지금의 외교고립 해소할 유일할 방안이 무능 외교라인 전면 교체라고 하는 야당의 주장을 곧이 듣지 않는 전략인 것이다.

 

'외교와 안보의 파탄'이라고 하는 야당의 주장을 수용하는 날에는 정말로 거들난다고 믿기(?)때문이다.

국회 운영위에서 여권과 청와대 실세간의 키득대며 한 애드립 곧 '핵실험 몇 번 했지?'는 북한 발사체가 이제는 한국판 '덤 앤 더머' 코미디물로 전락할 정도임에도 아랑곳 없다.

 

역시 '선거는 바람'이란 절대 법칙에 따라, 현재 일고 있는 반일정서, 곧 '남풍'을 너무 강하게도 아니고 너무 약하게도 아닌 채 끌고 가면 아무래도 여권에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 비단 민주연구원만의 분석은 아닐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청와대 보수참모회의때 대일본 메시지를 내면서 "적반하장" "다시는 지지않는다'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일정수준의 강경모드를 유지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8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관계 부처 장관들과 이제민 자문회의 부의장, 민간 자문위원 20여 명, 노영민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는 일본 수출규제 보복조치와 관련, "일본이 일방적인 보복 조치로 얻는 이익이 무엇인지 모르겠고, 설령 있다 해도 일시적일 뿐이라며, 모두 피해자가 되는 승자 없는 게임"이라고 강조하면서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어쨌든 선거는 바람이다. 과거 보수진영에서 '북풍' '총풍'을 애용했듯, 현 진보진영 역시 '신북풍'에 이어  '남풍'에 기대는 것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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