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건설비, '차관'이 일본 '원조' 둔갑... 도로 '전범기업' 손아귀로

'대표 원조사업' 들먹거리는 서울지하철, 납품가 빼돌려 전범기업 돈벌이 수단화에 당시 정권 리베이트 고리

김재순 기자 | 기사입력 2019/08/06 [10:29]

서울지하철 건설비, '차관'이 일본 '원조' 둔갑... 도로 '전범기업' 손아귀로

'대표 원조사업' 들먹거리는 서울지하철, 납품가 빼돌려 전범기업 돈벌이 수단화에 당시 정권 리베이트 고리

김재순 기자 | 입력 : 2019/08/06 [10:29]

▲ 지하철 객차 예산 84억엔. 당시 국무회의 보고자료.     © 김재순 기자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전범기업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원조란 이름하에 지원되었던 서울지하철건설비의 상당부분이 일 전범기업의 수중으로 돌아간 것으로 드러나 국민적 공분을 더하고 있다.

 

jtbc는 "일본이 1965년에 한·일청구권 협정 이후 우리에게 보낸 것은 무상 협력기금 3억 달러, 유상차관 2억 달러, 그리고 상업차관 3억 달러까지 모두 8억 달러였으나, 이를 '원조'라는 이름으로 둔갑시키고 스스로에게 면죄부까지 주었던 사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5일 단독 보도했다.

 

jtbc보도에 따르면 일본은 이를 통해서 강제징용에 대한 개인 배상도 끝냈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베 정권은 식민지배에 대한 책임을 얘기할 때마다 1965년의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다 끝났다고 말하면서 일본의 원조로 아시아가 번영할 수 있었다면서 그 대표적인 사업으로 서울지하철과 포스코 건설을 꼽아왔다. 일본 외무성은 그러면서 2015년 전세계에 이같은 사실을 담아 홍보 영상을 제작, 공개하기도 했다.

 

마치 국제사회에서, 특히 동아시아에서 손을 맞잡고 지속적으로 공동번영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며 거짓 홍보활동을 해왔다는 식으로 포장했다는 얘기다.

 

▲ 서울지하철1호선 개통 당시  

 

과연 그럴까? jtbc 탐사보도팀에 따르면 지난 1971년 착공한 서울지하철사업을 시작할 때 일본으로부터 빌린 돈은 8000만 달러. 4%대 금리에 일본 기업들이 만든 객차와 부품만을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이때 서울 수도권 지하철 사업을 수주한 곳은 전범기업 미쓰비시와 마루베니 등이 주도한 합작사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우리 경제정책을 총괄했던 경제기획원 내부 문건에서는 애초 국무회의에 보고된 지하철 객차 예산은 84억엔이었는데 미쓰비시 등이 물가 상승을 이유로 1년여 만에 40% 넘게 차량 납품가를 올려 118억엔이 됐다는 것이다.

 

특히 해당 문건에는 우리가 공급받은 차량 가격이 일본 도쿄시가 납품받았던 가격보다 비싸다는 지적이 일본 국회에서 제기됐다는 내용도 있었고, 여기에 요즘으로 말하면 불법 비자금의 열쇠가 있었던 것이 아니었냐는 짐작이다.

 

일본 기업들이 한국에 납품한 객차는 186량, 총액 118억엔. 한 객차당 6500만엔 꼴이다. 이는 도쿄 지하철에 납품한 객차 단가 3500만엔의 2배 가까이 폭리를 취한 셈이라는 것이다. 그릭 이 중에 일부가 한국 정부에 뇌물로 돌려줬다는 얘기다.

 

결국 서울지하철 건설에 투입된 일본 차관은 다시 전범기업들에게 돌아갔을 뿐만 아니라 당시 일본이 제공한 차관을 쓰기 위해서는 일본에서 생산된 특정 품목을 구입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기 때문에 그대로 족쇄를 씌워놓은 꼴이다. 이 품목들은 지금도 일본 수입의존도가 높다는데 국민적 울분이 치미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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