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일본 수출규제 속 회자되는 삼성 이재용 '007작전'... '첩보전' 방불

교도 "韓 반도체기업, 中 방훠그룹서 불화수소 받기로 계약"... '성동격서' 흡사

김재순 기자 | 기사입력 2019/07/17 [13:51]

[인사이트] 일본 수출규제 속 회자되는 삼성 이재용 '007작전'... '첩보전' 방불

교도 "韓 반도체기업, 中 방훠그룹서 불화수소 받기로 계약"... '성동격서' 흡사

김재순 기자 | 입력 : 2019/07/17 [13:51]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의 수출규제 파동 속에 5박 6일간의 일본 체류를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중앙일보)     ©


상하이증권보 인용 보도…"日 수출규제 대안으로 선택 품질검사 거쳐 정식 협력 계약한듯"


일본의 수출규제에 이어 내달말 한국에 대한 백색국가 배제가 예고된 가운데 수출규제의 직격탄을 맞은 삼성의 대응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 반도체 업체가 일본이 수출규제에 나선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핵심소재 가운데 불화수소(에칭가스·HydroFluoric acid)를 중국 화학기업인 방훠그룹(浜化集?·Befar Group)으로부터 받기로 했다(受注した)고 일본 교도통신이 중국 상하이증권보를 인용, 17일 보도하면서다.

 

통신은 일본이 고순도 불화수소의 수출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에 이를 대신할 조달처로 중국을 택했을 것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고 전했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기판의 표면 처리(에칭)에 쓰이며 일본이 초고순도 불화가스 기술에 있어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관련 시장도 거의 점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일본에 대한 불화수소 수출 의존도는 41.9%에 달한다.

 

상하이증권보는 일본의 조치를 언급한 다음, 방훠그룹이 품질 검사 등을 거쳐 한국 기업과 정식 협력 관계를 맺었다고 전했다.

 

통신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삼성의 대응은 기업 첩보전의 또 한 단면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당초 이 사태가 발발하자 이재용 삼성 부회장은 경제보복을 가한 일본을 향했다. 지난 4일 일본의 수출규제가 본격화한지 나흘 만인 7일 떠나 그 주 후반까지 5박6일간 체일(滯日)했다. 직접적 피해를 입은 삼성전자, 그리고 그 회사를 대표하는 이 부회장의 일본 출장은 언론에서 주목할 만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이 부회장의 출국 의도를 어디에 둬야 할 지 일반적으로는 대략 알것같으면서도 실제는 잘 몰랐던 것이다. 어찌보면 이 부회장은 일본 출장이라기보다는 일본 '체류'였다. 그것도 위기를 맞은 기업 현안이라면, 기업 임직원이나 수행비서도 없이. 언론은 그의 이러한 행보를 대서특필 했으나 내용은 별로 없었다.

 

삼성전자의 특성으로 보아, 평소같으면 극비처럼 다뤄져야 할 이 부회장의 일거수일투족을 생중계하며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는 점이 미심쩍었으나 이를 의혹으로 보도한 언론은 엾었다. 비단 삼성전자가 언론사 최대 광고주란 사실때문이었을까?

 

당초 언론에서는 이 부회장의 일본 출장의 이유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이 일본 재게 인사들을 만날 것이다, 일본 재계인사들이 일본 아베 총리를 압박하돌 하기 위한 것이다, 내지는 일본의 경제보복 해제를 요청하기 위한 것이다는 등 여러 이유를 거론했었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은 전혀 없었다. 있었다고 해도 알 길은 없었다. 우리가 알기로는 아베를 움직일 수 있는 인물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일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대신에, 이 부회장의 출국과 관련,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 개인에게 쏠린 이슈, 곧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피해 잠시 외유한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은 가능했다.

 

방일 후 이 부회장은 첫 주문사항으로 "당장 급한 반도체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TV 스마트폰까지 포함한 비상계획이 필요하다"며 긴급사장단 회의에서 지시했다는 것이다. 수출규제와 관련, "일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가정하고 대응하자"며 "대체재 발굴, 해외 공장을 통한 우회수출, 거래선 다변화, 국내 소재산업 육성 방안을 검토하라"고 당부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은 일본에서 공급받던 소재의 조달처를 러시아와 대만 중국 등으로 다변화하고 해당 소재의 품질도 평가해보라고 주문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부회장의 장기 일본 체재의 이유에 대한 답은 비로서 여기에 있었다.

 

내면적으로는, 중국 방훠그룹으로부터 소재를 공급받기 위한 시험검사를 하도록 하고, 대만으로부터도 살펴보라고 지시, 실무자들은 중국과 대만으로 향했을 것이 분명해보인다. 다만 언론은 이 부회장을 조명할 것이기에 그가 일본으로 향한 것은 어찌보면 '성동격서' 식이다. 기업 첩보전을 방불케하는 '작전'이 아닐 수 없다.

 

한편 일본 정부는 지난 1일 예고에 이어 4일 자국 기업들이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핵심 소재 3종을 한국에 수출할 때 매번 당국의 심사 및 허가를 받도록 규제를 강화하는 실행에 나섰다. 이전까지 3년 단위로 포괄적 허가를 내주던 것을 개별, 건별 허가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이로 인해 한국과 일본의 갈등은 외교 갈등으로까지 번졌다.

 

전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도 삼성전자가 최근 일본산을 대체하기 위해 한국 및 중국, 대만산 등에 대한 불화수소 품질 검증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즉각 중국과 대만 등에 담당 임원을 보내 대체 조달 가능성을 타진했었다.

 

이에 앞서 정부 관계자가 외교 채널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불화수소를 공급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언론을 통해 전해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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