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해상판 노크 귀순', 새 "정국 뇌관"... 野, 축소 은폐 국조 추진

3야, 안보 무능 질타 모처럼 '한 목소리'... 장관 해임 촉구도

김재순 기자 | 기사입력 2019/06/21 [17:51]

[이슈추적] '해상판 노크 귀순', 새 "정국 뇌관"... 野, 축소 은폐 국조 추진

3야, 안보 무능 질타 모처럼 '한 목소리'... 장관 해임 촉구도

김재순 기자 | 입력 : 2019/06/21 [17:51]

▲ 북한 목선의 '대기 귀순'을 놓고 야권의 공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사진=ytn)    


'해상판 노크 귀순'이 책임자 문책 목소리와 함께 정국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북한 목조 어선의 이른바 '대기 귀순'을 싸고 여야 날선 신경전이 오가면서 야권이 정경두 국방에 대한 해임을 촉구하는 한편 모처럼 한 목소리로 국정조사 추진을 예고하는 등 정국의 새로운 불씨로 비화할 전망이다. 차츰 '대기 귀순'의 의혹이 청와대로 번지는 형국인 것이다.

 

지난 15일 북한 어선이 아무 제지 없이 우리 해상을 통과해 항구까지 들어온 사건은 '해상판 노크 귀순'으로 불린다. 무려 닷새 동안 동해안을 떠돌며 속초항에 입항하기까지 국방이 송두리째 뚫린 사건이 던지는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안보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 어선의 강원도 삼척항 진입과 관련, '청와대 안보무능 은폐기획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국정조사와 국회 정상화는 별론이라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국회정상화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보무능 국정조사라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는 바른미래당과 함께 하도록 하겠다"며 "국방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 사건의 핵심은 청와대로, 청와대가 이 사건을 기획한 것을 밝히도록 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이날 "목선 '대기귀순' 사건과 관련, 군 당국의  은폐조작에 청와대가 관련됐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며 북한의 목선 '대기 귀순' 사건과 관련해 여타 야당들에게 국정조사 공동 추진을 제안했다.

 

오 원내대표는 "청와대는 지난 15일 북한 목선이 NLL을 넘어와 삼척항에 정박했다가 주민 신고로 발견됐다는 사실을 해경 보고를 통해 이미 알고 있었다"며 "그런데도 군 당국이 두 차례에 걸쳐서 거짓 브리핑으로 국민을 호도하는데도 상황을 방치하다가, 파문이 확산되자 모든 책임을 군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군 당국의 은폐조작 시도에 청와대가 관련됐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며 "국방부의 브리핑 자리에 청와대 담당 행정관이 참석했다는 점에서 군 당국의 은폐조작에 청와대가 개입했거나 최소한 묵인방조했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군 경계가 무너지고 은폐조작에 청와대까지 가담했다고 한다면,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한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가 불가피하다"며 "바른미래당은 국정조사에 찬성하는 모든 야당들에게 국정조사 공동 추진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자유한국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조건 없이 국회로 복귀해서 진실규명을 위해 협력해 줄 것을 정중하게 요청한다"며 "무너지는 국가안보를 바로잡는 것보다 더 중요한 국회 복귀의 명분은 없다는 점에서 한국당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민주평화당 홍성문 대변인 역시 이날 '북한 어선 사건, 국정조사 실시해야'란 제목의 논평을 통해 "해경은 ‘북한어선 입항’을 발견 19분 만에 청와대와 국정원, 합동참모본부에 보고했다. 국방부장관이 ‘항구 인근 발견’이라는 거짓 발표를 할 때 청와대는 이미 알고 있었다. 합동참모본부 브리핑 때 청와대 행정관이 현장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청와대는 군의 거짓 보고를 감싸고 있다"고 주장했다.

 

▲ 군 축소은폐 발표 의혹 쟁점 부분    ©

홍 대변인은 그러면서 "이를 종합해보면 사건의 축소·은폐는 청와대의 뜻 아닌가"라며 "경계 실패와 보고 책임을 묻는 것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며 전면적인 국정조사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간 역대 정부 하에서도 이른바 '노크 귀순'은 수 차례 있었다. 그 때마다 국방장관들이 고개를 숙이는 하면 장관과 고위 장성들이 옷을 벗곤 했다.

 

4년 전, 2015년 이맘때도 노크귀순이 있었다.

 

북한군 병사 1명이 밤에 비무장지대로 들어와 날이 밝을 때까지 대기했고, 아침에 우리측 철책을 흔들어 군에 귀순 의사를 밝힌 사건이다.

 

군사분계선에서 남측 철책까지 비무장지대가 무방비로 뚫렸다는 지적이 일자 당시 군은 짙은 안개 때문에 시야가 크게 제한됐다고 해명했었다.

 

지난 2013년에는 북한 주민 1명이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민가까지 들어간 일이 있었다.

 

북한 해안과 최단거리가 2.5km에 불과한 강화 교동도에서 그는 헤엄쳐 뭍에 오른 뒤 불빛을 따라 민가로 이동했던 것. 더욱이 그 때는 경계태세가 평소와 다른 UFG 훈련 기간 중이었다. 국민적 비판이 더 클 수 밖에 없었다.

 

이에 앞서, 최초로 '노크 귀순'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낸 사건은 2012년 10월에 발생했다.

 

음식을 훔치다 적발돼 귀순을 결심한 북한 병사가 북측과 남측의 철책을 넘어 귀순했던 것이다.

 

이 북한 병사는 남측 철책을 넘은 뒤 철책을 지키는 GOP의 빈 초소와 경비대를 거쳐 생활관 창문을 노크할 때까지 아무 제지를 받지 않았다.

 

그보다 훨씬 전인 2003년에는, 일가족인 북한 주민 3명이 작은 목선을 타고 귀순하다 주문진항 앞바다에서 어민이 쳐놓은 그물에 걸려 표류했던 적도 있었다.

 

2012년 노크귀순시에 군은 마치 CCTV로 먼저 확인한 것처럼 국회에서 답변했다가 들통나 문책 요구가 비등했었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 대국민 사과를 했고 중장 1명을 포함해 별 9개가 떨어졌지만 장관 해임 등 정치적 문책은 없었다.

 

이번 '해상판 노크 귀순'도 은폐 의혹을 받기는 마찬가지.  핵심은 배가 삼척 항까지 자기 동력으로 들어와 정박했는데도 군 당국이 표류하다 발견됐다고 발표한 점을 야권은 집중 문제삼고 있다.

 

청와대측은 경계가 부족했고, 착오가 있었을 뿐 고의적인 사건 은폐는 없었다는 해명이다. 그럼에도 야권은 비난의 강도를 누그러뜨리지 않는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일 북한 목선의 삼척항 진입 사건과 관련,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들과 별도 회의를 갖고 상세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정 장관에게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주문했으며, 우리 군(軍)의 경계작전 및 언론 브리핑 대응이 부족했음을 인정하면서도 사실을 숨긴 건 아니라고 해명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국방부의 지난 17일 브리핑과 관련, "'경계 태세'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안이하게,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게 경계에 이상이 없었다고 발표를 했다"면서, 문 대통령의 질책이 있었다고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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