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프리즘] 정치권의 '방랑아' 신세 전락 홍문종을 돌아보다

한때 권력의 핵심부 '황태자' 노릇... 당과 권력 망쳐놓은 '주역들' 비난 속 피신 길 택해

김재순 기자 | 기사입력 2019/06/19 [23:50]

[시사프리즘] 정치권의 '방랑아' 신세 전락 홍문종을 돌아보다

한때 권력의 핵심부 '황태자' 노릇... 당과 권력 망쳐놓은 '주역들' 비난 속 피신 길 택해

김재순 기자 | 입력 : 2019/06/19 [23:50]

▲ 대한애국당 집회에 참석해 조원진 대표와 귀엣말을 나누고 있는 홍문종 대한애국당 공동대표.     © 김재순 기자


지난해 말 나경원 의원(서울 동작을)이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로 여유있는 표차로 당선됐을 때였다. 그러자 일각에서 '도로 친박당'이라는 비아냥이 들리기도 했다. 이 대해 나 신임 원내대표는 취임일성으로 "앞으로 계파는 없다"고 선언했다.

 

그럼에도 홍문종 등 친박계에서는 기세가 올랐고, 비박쪽에서는 "도로 친박당이 됐다"는 소리가 나올 법한 적도 있었다.

 

이때 홍문종 의원이 한 언론인터뷰에서 한 말. "이번에 나경원 원내대표 선거를 계기로 해서 탈당의 원인이 제거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탈당은 없을 것라 봅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비박계 주축의) 비대위는 동력을 잃었습니다. 빨리 짐싸고 집에 갈 생각해야죠."라고 했다. 권력 잃고, 당이 지리멸렬해가던 차였음에도 당을 하나로 모을 생각은 고사하고, 아랑곳없이 비박계에 대한 조롱을 해댄 것이다.

 

그러자 익명을 요구한 같은 당의 한 중진의원은 언론인터뷰에서 "100% 친박당이 도로 돼버렸습니다. 인적 쇄신의 동력을 잃어버린것 같습니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은 첨예하게 맞서며 본격화했다.

 

하지만 그 갈등은 언제고 표면화하지는 못했다. 새해 들어 여야 정국이 가파른 모양새를 띠며 서로가 날을 세워가기 시작했다. 그 시점은 대략 황교안 당 대표 선출일 이후로부터다. 황 대표는 지난 2월 27일 당 대표 경선에서 오세훈, 김진태 후보를 제치고 임기 2년의 한국당 수장으로 당선됐다.

 

그로부터 보름 쯤 후인 3월 12일 오전, 황 대표와 함께 더블포스트 나경원 원내대표는 '그 유명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단상에 선다. 이 자리에서 나 원내대표는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고 발언했다.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연설을 하는 도중 일부 퇴장하고 고함을 치며 사과를 요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연설 후 민주당은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국가원수 모독이라고 강하게 규탄하면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회부 등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이후 여야 정국은 격랑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곧바로 4월 25일 한국당을 제외한 민주당과 야3당 합의에 의한 선거법 개정안, 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 지정이 결행되면서 국회는 대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 격랑 속에서 한국당이 고심하는 당내 계파간 다툼이 표면화할 수는 없는 일. 국회 모든 일정이 보이콧되는 가운데 대표와 원내대표가 대부분 장외투쟁으로 모드를 전환하는 등 대여 투쟁의 강도가 강해질 수록 당내 계파갈등은 수면하로 잦아드는 듯했다.

 

이 시점 '원조 친박' 홍문종은 물론 당내 일부 인사들에 대한 공천 물갈이설이 흘러나오면서 동요가 예상됐던 터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홍 의원의 이러한 행보를 한국당의 내년 총선 공천에서 '친박계 물갈이' 가능성이 거론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친박계 일부 의원들에 대한 반응을 종합해볼 때 홍 의원의 기대처럼 40∼50명이 연쇄 탈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는 쪽이 많다.

 

그러면서 일각에서는 홍 의원의 행적에 대한 비판을 서슴치않는다.

 

즉, 홍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권력이 살아있던 초중반기, 2014년 무렵만해도 자유한국당의 전신 당시 새누리당 사무총장으로서 많은 물의를 일으킨 것은 물론, 2016년 이른바 '옥새들고 나르샤'의 공천파동 역시 친박이 비박을 몰아내려는 '옥새 파동' 등 친박들의 행태가 결국은 당을 결정적으로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게 만들었고, 대통령 지지율을 동반 하락하게 만듦으로써 '최순실'이 아니었더라도 커다란 위기를 면치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충분히 가능했다.

 

그런 소위 '원조 친박'이란 자들이 한 것이라고는 당을, 그리고 권력을 말아먹은죄 외에 없는, 지극히 무능 일색이란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자신들이 뽑았다고 했던 나경원 원내대표는 사(私)를 버리고 처절하게 절규하며 싸우는 것을 보면서 매몰차게 돌아선 홍문종을 역사는 뭐라고 할까. 아니 한 줄 평가를 하는 것조차 홍에게는 사치라 여기지는 않을까.

 

그런 자들이 이제와서 "한국당의 역할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는 되지도 않는 탈당의 변을 토해내며, 박근혜와의 사전 교감 뉘앙스를 풍기며 다시금 '박근혜 팔이'해서 태극기부대만이라도 취하겠다는 전략임을 아는 사람은 다 알 것이다.

 

한때는 권력의 핵심부에서 황태자 노릇을 서슴지 않았던 원조 친박, 하지만 모든 것을 잃고 나자 나부터 피하자는 식은 아닌지.

 

결국 홍의 애국당(공동대표) 길거리 노숙텐트행은 내년 총선 공천에서 '친박계 물갈이' 가능성에 대항해 선제 탈당을 결행함으로써 자중하고 또 자중해야 할 원조친박의 처신을 뒤로하고 오로지 자신의 영달에 매달린 것이 아니냐는 비난에 직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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