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줌] MB 친형 ‘남산 3억원’ 무혐의 결론.. 특검까지 갈까(?)

시민단체 "10년만에 수면위로 올랐건만 최종 결론은 '허탈'"

김재순 기자 | 기사입력 2019/06/07 [18:11]

[시사줌] MB 친형 ‘남산 3억원’ 무혐의 결론.. 특검까지 갈까(?)

시민단체 "10년만에 수면위로 올랐건만 최종 결론은 '허탈'"

김재순 기자 | 입력 : 2019/06/07 [18:11]

 

▲ 신한은행 본점. (사진=김재순 기자)     © 운영자



이른바 '남산 3억원 사건'이 문재인 정부 하 검찰과거사위원회의 명백한 조사 내용과 증거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무혐의' 결론이 나면서 이에 대한 부실수사가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결국 이는 검찰이 ‘정금(政金)유착’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등 금융적폐 청산 의지가 없음을 재확인해주는 사안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분석이다.

 

검찰의 '봐주기 수사' 논란을 자초했던 것으로 잘 알려진 '남산 3억원 사건'이 연초부터 금융권을 뒤흔들었으나 이 역시 '태산명동에 서일필' 로 끝났다.

 

7일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이 사건이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이유는, 이명박 전 대통령(MB) 취임 직전인 지난 2008년 2월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지시로 서울 남산에서 MB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측근에게 비자금 3억원을 건냈다는 의혹 때문이다.

 

이후 2010년 9월께 한 차례 검찰 수사에서 재점화 됐으나 봐주기 논란 속에 사건은 무혐의로 일단락됐다. 당시 검찰은 ‘2인자’였던 신상훈 전 사장이 서울 남산자유센터 주차장에서 이백순 전 행장에게 전달됐다는 이 돈의 행방을 밝히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 후 10년간, 신한금융에 꼬리표처럼 따라 다닌 불명예스러운 사건으로 회자돼 왔다.

 

‘남산 3억 원 사건’이 10년 만에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수 있었던 데는 문재인 정부 하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재조사에 힘을 실어주면서부터다.


지난해 11월 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는 당시 검찰이 봐주기 논란 속에 사건을 무혐의 처리했다고 판단, 위성호 행장과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이 위증 · 위증교사를 했다며 재수사를 권고했다.

 

또 검찰 과거사위는 ‘남산 3억원’ 사건을 “공명정대하게 행사해야 할 검찰권을 사적 분쟁의 일방 당사자를 위해 현저히 남용한 사건으로 판단한다”며 검찰의 편파수사, 봐주기 수사로 결론짓고 검찰에 재수사를 권고하고 나섰던 것. 이후 검찰의 재수사는 탄력을 얻는듯 했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등이 무고 의심 정황이 다분한 허위 고소를 뒷받침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허위진술 또는 위증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저하게 검찰권을 남용했으며, 불법 정치자금 내지 뇌물로 강하게 의심되는 비자금 3억원이 남산에서 정권 실세에게 전달됐다는 구체적인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검찰이 철저히 수사하지 않아 실체적 진실을 밝히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지난 4일 발표된 검찰의 재수사 결과는 셀프수사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었고, ‘검찰 지키기’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로 부실하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 사건에 대한 전·현직 임원들의 위증 혐의가 밝혀질 경우 향후 신한지주의 경영 활동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었다. 위증 혐의로 재수사를 받게 될 처지에 놓인 자들은 위성호 신한은행장(당시 지주사 부사장),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당시 신한은행 부행장) 등 주력 계열사 사장들이 포함됐다.

 

자칫 위 행장을 겨냥한 사정당국 칼끝이 신한금융그룹 전체로 향할 경우 사태는 태풍급으로 커져가는 셈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주요 은행권 CEO들이 모두 검·경의 수사를 받는 와중에 전 정권 인사로 분류되는 이들로서는 사시나무떨듯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사건이 이번에 예상외의 결과를 빚은 것이다.

 

검찰권 남용을 지적하며 ‘남산 3억원’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던 과거사위의 권고와 달리, 검찰은 ‘남산 3억원 의혹’ 사건과 관련해 그 수령자와 명목을 확인할 수 없었다며 남산 3억원 사건에 대한 진상을 밝히지 못한 것은 물론, 조직적 위증에 대해서도 라응찬 전 회장과 위성호 전 은행장은 무혐의로 결론지었다.

 

이는 2008년 2월 당시 발표했던 검찰의 수사결과와 크게 다를 바 없다. 또한 당시 검찰 수사에서 심각한 수사미진 사항이 발견됐다는 과거사위의 발표에 대해 검찰은 “실체규명을 위해 노력했으나 수사미진으로 볼만한 정황은 없었다”며 봐주기 수사에 대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남산 3억원’이 당시 권력층에게 전달된 불법 정치자금 내지 뇌물일 가능성이 농후함에도 이에 대한 진상규명은커녕, ‘편파 수사, 봐주기 수사’로 일관하며 검찰권을 남용한 검찰 측의 책임도 묻지 않은 것이란 게 시민단체의 판단이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발끈할 수 밖에 없는 노릇.  이는 과거사위의 조사 내용과는 전혀 다른 결과란 얘기다.

 

지난해 11월 과거사위가 “신한금융그룹 일부 임직원들이 라응찬, 이백순 등 당시 수뇌부의 경영권 분쟁을 유리하게 가져갈 목적으로 조직적 위증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하며, 거짓 고소를 주도한 신한금융 전·현직 임직원의 ‘조직적 위증혐의’가 사실로 드러났다.

 

또한 올해 1월 과거사위는 ‘남산 3억 및 신한금융 사건’에 대하여 “당시 사용된 비서실 자금 전액이 대검 중수부 수사와 관련, 위성호의 주도로 이백순의 허락 하에 라응찬을 위해 사용된 점을 고려할 때, 신상훈이 아닌 이백순, 위성호에게 주된 책임을 묻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혀 위증 및 위증교사뿐만 아니라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들이 사실로 밝혀지기도 했다.

 

즉, ‘남산 3억 및 신한금융 사건’은 검찰권이 공명정대하게 행사되었다면 진즉에 진상규명이 이뤄질 수 있는 사안이었던 것이다. 검찰의 노골적인 제 식구 감싸기로 해석될 수 밖에 없다.

 

시민단체들이 분노하는 이유다. 

 

또한 검찰은 이번 재수사 결과에서 과거사위의 수사권고와는 별개로 신상훈 전 사장을 위증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신상훈 전 사장이 위증을 했다면 처벌받아 마땅하나, 검찰이 보복기소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논란이 불가피하다.

 

신한사태의 진상규명과 남산 3억 비자금에 대해 라응찬 전 회장을 검찰에 고발해온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가 허탈감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들 시민단체는 ‘남산 3억 원’ 사건은 정치권까지 연결된 명백한 금융권의 권력형 비리로 단정한다.

 

때문에 이들은 ‘셀프수사’의 한계와 검찰개혁의 절실함을 여실히 드러낸 검찰의 부실수사, 봐주기 수사를 강력하게 규탄하는 한편, 철저한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하다고 해서 시민단체 입장에서 마땅한 대응 카드를 들리대기는 쉽지않은 것도 현실이다.

 

이와 관련, 참여연대 김은정 팀장은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도 검찰내에 보호막을 치려는 소위 저항세력이 적지않은 것이 보여지고, 그로 인해 적폐를 온전히 털어낸다는 것이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어려움을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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