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6명 이상의 중국노동활동가가 실종됐다

성혜미 기자 | 기사입력 2019/01/31 [10:00]

최근 16명 이상의 중국노동활동가가 실종됐다

성혜미 기자 | 입력 : 2019/01/31 [10:00]

중국 정부가 공식 후원하는 마르크시즘 관련 행사에 계속 참여하는 것은 우리가 중국 정부의 게임에 연루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 세계 좌파 학자들은 중국 주최 행사 불참에 동참해야 한다

                                 노암 촘스키의 '마르크시즘 콘퍼런스' 보이콧 발언

 

20181127일 노암 촘스키 등 미국과 유럽의 학자 30여명은 중국에서 진행된 마르크시즘 컨퍼런스 보이콧을 선언했다. 중국 광동성 선전시에 위치한 자쓰과기유한공사공장에서 발생한 노동 탄압 때문이다.

 

 

▲ 2018년 11월 27일 노암 촘스키 등 미국과 유럽의 학자 30여명은 중국에서 진행된 마르크시즘 컨퍼런스 보이콧을 선언했다. 중국 광동성 선전시에 위치한 ‘자쓰과기유한공사’ 공장에서 발생한 노동 탄압 때문이다. 사진은 중국 노동자들의 모습. 제공은 중국망신문  

 

 

탄압

자쓰과기유한공사(佳士科技股份有限公司; 이하 자쓰’)는 중국의 선전·충칭·청두 등 중국의 대도시에 공장을 두고 있는 상장 기업이다. 자쓰공장은 지난 2005년 설립돼 선전 증권 거래소에는 2011년에 등록됐다. 광둥성 내 500대 기업 가운데 하나이며, 용접기기 분야에서 전문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자쓰 공장의 이 같은 전문성은 노동자들의 탄압으로 이뤄졌다. 구타와 폭언을 비롯해 휴식시간에 강제로 이뤄지는 도보 벌칙 등의 노동탄압을 통해 전문성을 키워온 것이다. 자쓰 공장에서 노동조합이 설립된 계기는 위쥔총이란 노동자가 위챗(중국의 SNS) 채팅방에 도보 벌칙을 조롱하는 말을 남기면서 시작됐다. 위쥔층은 SNS에 글을 남긴 직후 관리직들에게 구타 당한 뒤 해고 통보를 받는다.

 

동료 노동자들은 이에 항의하며, 지역 내 노동조합을 찾아가 관련 내용을 고발하는 투서를 냈다. 지역 노동조합은 노동탄압에 맞서는 방법으로 사내 노동조합 설립을 제안했고, 자쓰 노동자들은 이를 실행에 옮길 준비를 한다. 노동조합 설립의 움직임이 보인 뒤 노동자 대표 류평화가 괴한에게 폭행을 당하고 공안에 의해 구금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또 다른 노동자 대표 미지우핑를 비롯한 이들은 해고된다. 노동자들은 정상 출근 투쟁을 시도하지만 보안요원에 의해 제지당했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공안에 의해 연행되고 감금됐다.

 

문제가 확산되면서 자쓰 노동자에게 힘을 실어준 것은 노동 활동가들과 베이징·런민·난징·우한 대학에서 마르크스주의연구회 등 동아리 활동을 하는 학생들이었다. 이들은 노동자투쟁성원단을 결성해 광둥성에서 자쓰 노동자들과 연대 활동을 펼쳤다. 노동탄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중국 당국의 탄압도 심해졌다. 활동가들은 공안에 의해 연행돼 구금됐고, 몇몇은 현재 소식을 알 수도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8월 구속된 22살의 여성 노동운동가 웨신은 지금도 실종 상태이며 딸을 찾던 웨신의 모친 역시 실종됐다. 이렇게 현재 실종 상태에 놓인 자쓰 관련 인사들은 최소 16명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온 제니 첸 홍콩 폴리텍 교수는 언론 기고를 통해 지난해 727일 중국 공안이 선전에서 30명을 체포했다. 이 가운데 29명은 자쓰 노동자였다. 나머지 한명은 이들과 연대하는 선멍위라는 청년이었다. 그는 현재 연락이 완벽하게 두절돼 있다면서 더 최근에는 제이식 노동자들과 연계돼 있다고 알려진 이주노동자 센터 관계자가 단속을 당했다. 이는 다른 활동가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경고다. 제이식 노동자들의 싸움에 너무 깊이 개입하지 말라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체포된 이들의 상당수는 지정된 장소에서의 주거 감시(residential surveillance in designated residence)”로 알려진 비밀 구금 상태에 놓여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대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국장은 이와 관련해 중국 형사법은 공식적인 체포 이후에 수사와 구금기간이 2개월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고 있지만, 공공연히 중국공안은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한 채 용의자를 6개월까지 구금할 수 있으며, 변호인의 접견도 제한되는 이러한 악랄한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쓰 노동자와 연대했단 이유로 작년 8월부터 구금된 노동활동가 푸창궈씨의 경우에는 올해 110일에 어머니가 사망하였음에도, 중국 당국은 장례식 참석조차 허용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나 사무국장은 한국의 인권·노동·시민사회 단체들은 한국기업들도 대거 진출해 있는 중국에서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중국의 노동자와 활동가 및 학생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하며 연대한다면서 중국 정부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포함하여 이들의 인권을 억압하면서 기약 없는 구금을 지속하고 있는 것에 강력히 항의하며, 이들을 중국에서도 큰 명절인 설날 전에 석방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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