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의 죽음을 허했는가?

성혜미 기자 | 기사입력 2019/01/26 [13:14]

누가 나의 죽음을 허했는가?

성혜미 기자 | 입력 : 2019/01/26 [13:14]

 

▲ 동물 살처분 논란 이후 박소연 케어 대표가 지난 1월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안락사'에 대해 입을 열었다. <사진 = 뉴시스>  


케어가 해 온 안락사는 대량 도살처분과 다른 인도적 안락사였다는 박소연 케어 대표의 발언이 불편하다. 진정성을 의심하는 것은 차치하고 인도적’, ‘안락사라는 말 때문에 그렇다. 

 

사전을 찾아봤다. ‘인도적이란 말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에 관계되는. 또는 그런 것이다. 안락사는 병이 든 생명을 고통에서 해방시켜서 안락하게 죽게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렇다면 인도적 안락사의 뜻은 사람으로서 마땅히 병 든 생명을 고통에서 해방시켜 안락하게 죽게 하는 것이 된다.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역시 동물이 질병 또는 상해로부터 회복될 수 없거나 지속적으로 고통을 받으며 살아야 할 것으로 수의사가 진단한 경우에 동물의 인도적 처리를 허가한다.

 

문제는 동물의 인도적 처리에 기증 또는 분양이 곤란한 경우 등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이 부득이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도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연간 10만 마리 단위로 발생하는 유기동물과 관련해 기증이나 분양이 곤란한 경우 행정적 문제로 인도적 처리가 가능하단 이야기다. 실제 2017년 기준 국내에서 발생한 유기동물 10만마리 중 약 20.2%가 안락사 됐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수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안락사 기준이 생명 중심이 아닌 시설 수용 능력과 관리 편의성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이와 관련해 의학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질병이 호전되지 않고 끝없이 고통을 겪어 불가항력적으로 숨을 멈추게 하는 안락사가 있다면서 전자의 경우 끝없는 고통을 방치하는 것 역시 인도적이지 않다는 주장에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라 본다. 물론, 이 같은 판단은 임의로 하서는 안 된다. 논란이 되는 것은 후자, 건강하고 질병이 있어도 소생 가능성 충분함에도 시설의 한계, 보호의 한계, 즉 자원의 문제로 죽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안락사문제에서 근본적으로 물어야 하는 것은 과연 인간적으로서 내가 이 생명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가?’라고 질문해야 한다면서 여기에 최선은 굉장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필수적으로 존재해야한다고 설명했다.

 

 

▲ 현재 유기동물 10만에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동물보호센터는 293개에 불과하다.(2017년 기준) 더군다나 이 중 250여개는 부지나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민간 동물병원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이애 지자체에 집계된 10마리의 유기 동물 중 최소 2마리가 안락사로 생을 마감한다. <사진 = 뉴시스>

 

 

행정적으로 동물권을 현대보다 더욱 강화할 수 있는 현실도 아니다.

 

현재 유기동물 10만에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동물보호센터는 293개에 불과하다.(2017년 기준) 더군다나 이 중 250여개는 부지나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민간 동물병원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민간 시설로 옮겨진 동물들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민간 차원에서 돌봄이 이뤄지다 보니 안락한 죽음의 기준도 모호하다. 민간 동물보호단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에 사설 보호소는 75. 하지만 반려동물 업계에서는 이보다 2배 이상 많은 크고 작은 보호소가 산재할 것으로 보고있다.

 

조 대표는 위탁으로 운영되는 지자체 동물보호센터는 동물보호보다는 직업적으로 운영되는 곳이 많을 것이다. 수지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열악하게 운영되곤 한다면서 사설 동물 보호소는 국가화보다는 최소한의 기준을 세워 발생하는 문제를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간 사설 보호소가 안락사 기준을 만들어서 뭔가를 하려고 한다는 것은 굉장히 애매하다. 단순히 재원, 생명을 보호할 수 없을 정도로 자원이 부족해 안락사할 수밖에 없다는 보호소는 그냥 동물을 받지 않으면 된다. 안 받으면 그만인데 굳이 받아서 안락사를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을 왜 하는가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불쌍하게 살 바에야 죽는 게 낫다라는 마음으로 동물들을 받을 거라면 후원자들에게 동물을 최선을 다해서 보호하되 이러이러한 특정한 상황의 경우 안락사할 수 있다고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례로 영국의 RSPCA와 미국의 PETA의 경우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다고 공공연하게 밝혔지만 우리나라 지자체 보호소의 예산을 웃도는 후원금을 받고 있다. 잠시 시끄러울 수 있어도 단체의 정체성을 정하고 구조와 보호활동을 이어나가면 그것대로 사회로부터 존중을 받을 수 있다면서 후원자들도 자기들이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속였다고 분노할 일도 없다. 열악한 환경에서 불쌍하게 사느니 보호소에서 보호와 입양의 기회를 가졌다가 어쩔 수 없이 안락사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케어 사건의 경우 안락사 자체에 반대하지 않아도 속였다는 점에서 많은 문제라고 말했다.

 

근본적으로 동물들의 안락사 문제를 비롯해 권리강화를 위해서는 보호소 입양 문화 확산 및 동물들을 쉽게 사고 팔수 있는 구조가 사라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조 대표는 우리나라는 인터넷 클릭 한 번으로 생명을 살 수 있다. 동물을 사고, 파는 게 쉬운 구조니까 쉽게 버린다. 해외 역시 유기견이 존재한다. 그러나 펫샵이 없다. 그러다보니 반려견을 키우고 싶다면 지인으로 분양받거나 동물보호소에서 입양해야 한다면서 이 중 가장 수월한 접근이 보호소 입양이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안락사율이 매우 낮다. 보호소 내 안락사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 같은 보호소 입양 문화가 구축돼야 한다. 이는 사회적 비용도 줄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어떤 사람이 반려동물을 못 키우겠다며 길에다 유기하지 않고 보호소에 데려다준다면 이력 파악도 쉽고 길에서 떠돌지 않기 때문에 건강악화로 인한 치료비도 아낄 수 있고 건강하면 다른 사람에게 입양갈 확률도 높아진다면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고 주장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 인터뷰 내용>

 

동물의 생과 삶을 인간이 무슨 권리로 결정하는지 근본적으로 묻고 싶다.

가장 좋은 것은 야생 상태에 동물을 그대로 두는 것이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동물을 태어나게 하고 이용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없어져야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는 동물을 가축이라고 명명하면서 인간의 삶에 끌어들였다. 그리고 동물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이상적으로 들릴 정도로 동물을 이용하는 삶에 익숙해져버렸다. 이 같은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 동물의 행복과 권리를 고민한다는 것은 최소한 이 정도는 하지 말자라는 선을 정한 후 조금씩 제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모피에 대해 우리는 이렇게 질문할 수 있다. “정말 동물을 이용해야만 하는 건가? 굳이 걸치지 않으면 동물을 죽일 필요가 없지 않은가?”라고. 실험동물도 마찬가지다. 과거 사람들은 인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동물을 이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다수였다. 그러나 대체수단을 찾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더니 동물을 이용하지 않아도 화장품 등을 개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런 식으로 입는 것, 먹는 것 등에서 동물을 굳이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개발하고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동물권을 강화하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인도적인 안락사라는 표현을 쓴다. 그러나 의사표현을 할 수 없는 동물들의 생과 사를 인간이 무슨 권리로 인도적이라고 판단하는지 의문이 든다.

안락사2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의학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질병이 호전되지 않고 끝없이 고통을 겪어 불가항력적으로 숨을 멈추게 하는 것과 단순히 자원 한계의 문제로 생명을 끊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 끝없는 고통을 방치하는 것 역시 인도적이지 않다는 주장에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라 본다. 물론, 이 같은 판단은 임의로 하서는 안 된다. 절대적으로 수의학적 판단을 전제해야 한다. 논란이 되는 것은 후자, 건강하고 질병이 있어도 소생 가능성 충분함에도 시설의 한계, 보호의 한계, 즉 자원의 문제로 죽이는 것이다. 동물자유연대는 모든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안락사문제에서 근본적으로 물어야 하는 것은 과연 인간적으로서 내가 이 생명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가?’라고 질문해야 한다. 여기에 최선은 굉장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필수적으로 존재해야한다.

 

케어 사태 이후 사설 보호소의 경우 명확한 안락사 가이드라인이 부재해 자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음이 알려졌다.

민간 사설 보호소가 안락사 기준을 만들어서 뭔가를 하려고 한다는 것은 굉장히 애매하다. 현재 대다수 민간 사설 보호소는 안락사를 하지 않는다. 정말 소생 가능성이 없고 지속적인 고통이 있는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안락사를 어쩔 수 없이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단순히 재원, 생명을 보호할 수 없을 정도로 자원이 부족해 안락사할 수밖에 없다는 보호소는 그냥 동물을 받지 않으면 된다. 안 받으면 그만인데 굳이 받아서 안락사를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을 왜 하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불쌍하게 살 바에야 죽는 게 낫다라는 마음으로 동물들을 받을 거라면 후원자들에게 동물을 최선을 다해서 보호하되 이러이러한 특정한 상황의 경우 안락사할 수 있다고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 홈페이지 등을 통해 단체의 정체성을 알려서 후원자들이 고민해서 선택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 안락사 기준을 만드는 것은 후차적인 얘기다.

 

케어의 경우 안락사 반대를 표방했지만 독단적으로 질병이 없는 동물까지 죽였다. 이러다 보니 민간 사설 보호소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 많이 떨어졌다.

후원자들은 속인 것에 대해 사법적 처벌이 필요하다면 받아야 한다. 무엇보다 사회를 속이고 후원자들의 신뢰를 무너뜨린 것에 대한 사회적 처벌은 본인이 억울하다고 해도 받아야 한다.그리고 케어 대표의 경우 안락사 사실을 밝히면 사람들이 비난할까봐 두려웠다라고 얘기한다. 그런 마음이 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마음을 갖는 것과 단체가 규정하는 것은 다르다. 일례로 영국의 RSPCA와 미국의 PETA의 경우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다고 공공연하게 밝혔지만 우리나라 지자체 보호소의 예산을 웃도는 후원금을 받고 있다. 잠시 시끄러울 수 있어도 단체의 정체성을 정하고 구조와 보호활동을 이어나가면 그것대로 사회로부터 존중을 받을 수 있다. 후원자들도 자기들이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속였다고 분노할 일도 없다. 열악한 환경에서 불쌍하게 사느니 보호소에서 보호와 입양의 기회를 가졌다가 어쩔 수 없이 안락사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케어 사건의 경우 안락사 자체에 반대하지 않아도 속였다는 점에서 많은 문제였다.

 

케어 사태 이후 동물등록제 등 유기동물 수를 줄이려는 방향으로 사회적 논의가 전개되는 것 같다.

유기동물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호소 입양 문화가 확산, 정착돼야 하고 그 전제는 개를 대량으로 번식하게 해서 판매하는 펫샵 등 동물을 쉽게 사고 팔수 있는 구조 자체를 없애야 한다. 우리나라는 인터넷 클릭 한 번으로 생명을 살 수 있다. 동물을 사고, 파는 게 쉬운 구조니까 쉽게 버린다. 해외 역시 유기견이 존재한다. 그러나 펫샵이 없다. 그러다보니 반려견을 키우고 싶다면 지인으로 분양받거나 전문 브리더(breeder)에게 사거나 동물보호소에서 입양해야 한다. 이 중 가장 수월한 접근이 보호소 입양이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안락사율이 매우 낮다. 반면 우리나라는 보호소 입양률이 굉장히 낮다. 보호소 내 안락사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 같은 보호소 입양 문화가 구축돼야 한다. 이는 사회적 비용도 줄여준다. 만약 어떤 사람이 반려동물을 못 키우겠다며 길에다 유기하지 않고 보호소에 데려다준다면 이력 파악도 쉽고 길에서 떠돌지 않기 때문에 건강악화로 인한 치료비도 아낄 수 있고 건강하면 다른 사람에게 입양갈 확률도 높아진다. 그리고 우리나라 특성상 안락사율을 줄이려면 한 가지 더 논의해야할 부분이 있다. 식용으로 대량으로 키워지는 누렁이들이다. 개고기를 사라지지 않는 한 집단구조가 없어질 수가 없는 구조다. 큰 대형견은 입양도 잘 안 된다. 그러다보니 해외 입양을 많이 보낸다. 절박하게 구조해도 우리사회가 수용할 수 없어서 밖으로 내보내는 것도 창피한 일이고 심각한 문제다. 안락사 문제를 고민하는 시점에서 두 가지 역시 심도 있게 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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