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관 수익구조, 폭력적 철거 부른다

성혜미 기자 | 기사입력 2018/11/12 [16:04]

집행관 수익구조, 폭력적 철거 부른다

성혜미 기자 | 입력 : 2018/11/12 [16:04]

 

▲ 노량진수산시장 구 시장에 대한 명도 강제집행이 예정된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노량진수산시장 구 시장 앞에서 상인들과 법원 집행관, 경호 인력이 대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집행관은 공무원이 아니다. 재판에 이긴 채권자가 법원에 집행을 청구하면, 집행관은 법원으로부터 강제집행 권한을 위임받는다. 채무자의 집에 이른바 빨간 딱지를 붙이고 강제 경매와 집행을 행하는 모습에서 공무원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지만 이들은 개인사업자다.

 

개인사업자인 집행관의 주요 수익은 채권자가 주는 수수료로부터 나온다.

 

집행관은 법원의 행정 대리 역할을 하면서 서류송달은 1건에 1000, 휴일 또는 야간엔 1500원의 낮은 수수료를 받는다.

 

하지만 강제집행의 경우 채권자로부터 별도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 강제집행에 쓰이는 물품도 채권자의 주머니에서 나온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집행관 1인당 연 수입은 20112900만원, 20122300만원, 20132900만원, 201419200만원, 201514175만원으로 연 2억원 수준이다. 특히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부상하고 있는 대전광역시 및 충청남·북도, 세종특별자치시를 관할하는 대전지방국세청에 신고된 집행관 수입이 타 지역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집행관의 수익구조가 강제집행의 폭력적 방식을 묵인하게 하는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강제집행 과정에서 집행관이 정식 고용한 용역만 쓸 수 있다. 하지만 시행자는 사설용역업체를 고용, 강제집행을 폭력적으로 진행하고 집행관은 이를 묵인한다. 집행관법 제172항은 집행관이 원조를 요청할 경우 경찰이 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지켜지지 않는다. 집행관 자체가 공권력에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처벌받는 것보다 이익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 서촌 궁중족발 강제집행 당시 사장인 김모씨가 용역과의 마찰로 손가락 네 개가 절단됐지만, 집행관은 사설 용역이 투입되는 것을 묵인하고 강제집행 과정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과태료 200만원 처분을 받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강제집행 건수는 물론 집행관 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민사집행사건은 민사집행법이 제정된 2002256917건에서 2015819079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사건이 증가하면서 집행관 1명이 한 해 인도명령 180, 철거명령 10건가량을 집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10년 이상 법원주사보(7, 등기주사보 포함) 또는 검찰주사보(7, 수사관 포함) 이상의 직에 있던 자 가운데 지방법원장이 임명하게 돼 있는 집행관의 수도 2012347명에서 2017432명으로 늘었다. 이들 집행관의 대부분은 법원·검찰의 4급 이상 공무원들로 이뤄져 폐쇄적 형태의 임명제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제윤경 의원은 집행 현장에 대한 전문성 없는 고위직 공무원이 퇴직 후 거액연금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집행관 자리를 이용하고 있다법원 밖이 아닌 법원 내에 민사집행을 전담하는 부서가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집행관 제도의 정상화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법원의 의지라면서 집행관 업무감사를 강화하고 물의를 일으킨 집행관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징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