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건강한 달걀 위해 행복한 닭 생각하다

성혜미 기자 | 기사입력 2018/11/05 [22:14]

풀무원, 건강한 달걀 위해 행복한 닭 생각하다

성혜미 기자 | 입력 : 2018/11/05 [22:14]

닭이나 오리 같은 새들만 감염되던 조류인플루엔자(AI·Avian Influenza)가 종()을 뛰어넘어 사람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식량농업기구(FAO)AI 확산 제1원인으로 공장식 밀집 사육방식을 꼽았다. ‘공장식 밀집사육이란 엄청나게 많은 수의 돼지, , 소 같은 가축들을 한 곳에 몰아놓고 사육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에 따라 암탉들은 A4용지보다도 작은 배터리 케이지에 갇혀 날개를 펼쳐보지도 못한 채 알만 낳다가 도축된다. 돼지 또한 스톨에 갇혀 죽는 순간까지 강제 수정과 임신, 출산을 반복한다. ‘면적당 최고 생산효율을 내는 밀집사육 방식은 기업들에게 많은 이윤을 안겨줬으나 인수공통전염병 증가, 유전적 다양성 훼손, 환경오염 같은 사회적 비용도 발생시켰다. 그렇게 대안으로 나온 개념이 동물복지.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을 정도의 청결한 환경과 인위적으로 성장호르몬을 주입하지 않고 최대한 습성에 맞춰 키우는 방식이다. 이는 보다 건강한 단백질을 얻을 수 있지만 비용문제 때문에 정착되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실제 국내 산란계농장의 경우 95%배터리 케이지를 사용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동물복지개념을 도입한 풀무원은 최근 오는 2028년까지 식용란 전체를 동물복지란으로 교체하겠다고 선언해 눈길을 끌고 있다

 

풀무원은 국내 기업 중 최초로 동물복지 개념을 도입했다. <사진=풀무원 홈페이지 갈무리>


행복한 닭이 건강한 달걀을 낳는다”, “동물의 행복이 곧 바른먹거리의 시작

풀무원은 동물복지에 대해 이 같이 정의한다. ‘바른 먹거리를 지향하는 풀무원은 국내 기업 최초로 동물복지개념을 도입한 기업이다.

 

동물복지 선두기업답게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케이지 프리를 선언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선언이 정부 규제를 통해서가 아닌 자발적인 선택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9월 풀무원식품은 오는 2028년까지 자사가 유통·판매하는 식용란 전체를 동물복지란으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풀무원은 동물자유연대와 케이지 프리협약을 체결한 것과 관련해 풀무원은 이웃사랑생명존중이라는 브랜드 정신을 바탕으로 인간과 자연을 사랑하는 로하스 기업이라고 미션을 정의했다면서 기업 미션 아래에서 동물복지를 사업에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풀무원식품 사업 전체나 풀무원 그룹 전체가 케이지프리를 선언한 것은 아니지만 식용란 유통 산업에서 풀무원의 위상이 상당한 만큼 이번 선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케이지에 감금되어 고밀도로 사육되고 있는 산란계를 위해 케이지 프리 선언에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풀무원은 지난 2007년 국내기업 최초로 사단법인 한국동물복지협회의 자문을 받아 동물의 안전하고 위생적인 사육을 위한 동물복지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풀무원은 동물로서 누려야 하는 기본적인 5가지 자유(배고픔, 영양불량, 갈증으로부터의 자유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유 통증, 부상, 질병으로부터의 자유 두려움과 고통으로부터의 자유 정상적인 행동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에 따라 축산업과 동물복지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목축업자가 관리, 사육한 상품에 대해 동물복지기준을 적용했다.

 

당시 풀무원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먹거리의 원료가 되는 가축의 사육에서부터 안전성이 고려되어야 한다면서 동물복지제도 협약으로 인간과 자연, 동물이 모두 안전하고 건강하게 공존할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앞장서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 전남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계란을 폐기처분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동물복지가 필요한 이유

지난해 8월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먹거리 안전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당시 동물보호단체는 닭은 습성 상 모래목욕으로 진드기를 털어낸다. 그러나 지금의 공장식 밀집사육 방식에서는 날개조차 필 수 없을 정도의 작은 공간에 가둬놓았기 때문에 진드기가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연방목할 경우 닭진드기는 살충제가 없어도 예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국내 산란계 농장에서는 관행적으로 살충제와 항생제를 사용해왔다. 의료적인 목적이 아님에도 관행적으로 약품을 써야하는 이유는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닭의 자연수명은 20~30년 정도다. 그러나 공장식 밀집사육의 농장에서 육계(고기를 얻기 위한 닭)35일 안에 도축된다. 달걀을 얻기 위해 사육하는 산란계는 약 20개월 정도 산다. 수평아리는 24시간 내에 목숨을 잃는다. 알을 낳지 못할뿐더러 구이용 닭으로서 경제적 가치도 떨어지기 때문에 부화되자마자 살해된다.

 

달걀을 공급하는 산란계들은 아파트처럼 주거 밀도가 높은 케이지에서 살고 있다. 케이지 속 닭들은 평생 땅도 밟지 못하고 바닥 헤집기, 알둥지 틀기, 횃대 오르기 등의 정상적인 닭다운행동을 할 수 없다.

 

이곳에서 자라는 닭들은 1950년대의 닭들보다 3배나 빨리 자라는 반면 사료는 3분의 1밖에 먹지 않는다.

 

반면 닭의 건강상태는 최악이다. 10마리 중 9마리는 다리를 절름거리고 4마리 중 1마리는 얇은 다리로 불어나는 자신의 몸집을 감당할 수 없어 뼈 관련 질환을 앓고 있다. 끊임없이 케이지에 몸이나 얼굴을 비벼 피부도 엉망이다. , 벼룩, 진드기 등 온갖 기생충이 피부에 엉겨 붙어 피부병을 일으킨다. 이를 위해 또 살충제를 뿌린다. 과다 살포된 살충제는 닭을 넘어 인간에게도 악영향을 끼친다.

 

공장식 축산농장은 살모넬라균의 온상지라고 할 수 있다. 좁은 공간에 많은 가축들이 사육되다 보니 면역력이 약해 병원균에 취약하다.

 

이러한 이유로 가축의 복지를 향상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확대되는 모양새다올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5%동물복지가 현재보다 개선돼야 한다고 답했다. 70%가격이 다소 비싸도 동물복지 인증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밝혔다.

 

높은 공감대에도 불과하고 공장식 밀집사육이 유지되는 이유는 경제적 부담 때문이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가 지난해 9월 동물복지 농장주 및 동물복지 농장을 준비하는 농장주 1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51.6%가 동물복지 축산을 유지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어려움으로 복지축산에 대한 시설 지원 부족을 꼽았다. 이어 복지축산물 판로 개척이 어렵다는 응답이 46.9%, 복지축산에 대한 운영지원이 없다는 응답이 40.6%로 각각 뒤를 이었다.

 

풀무원 또한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유통 중인 계란의 20%만이 배터리케이지를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유럽식 산란계 동물복지인 Aviary(개방형 다단식 계사)를 도입해 농업회사법인 풍년농장과 동물복지 달걀을 생산 중이다.

 

이에 대해 풀무원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 산란계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농장은 전체 농가 중 약 3%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산란계 동물복지 인증을 받으려면 시설 투장 등 많이 비용이 소요된다. 풀무원식품은 현재 여러 농가들과 산란계 동물복지 농장을 새로 설립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적 여건을 고려하여 2028년까지 풀무원식품이 판매하는 식용란은 모두 동물복지 달걀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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