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동안 아버지와 딸이…
부적절한 사랑이 낳은 참극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 전말

시사코리아 | 기사입력 2009/09/21 [09:53]

15년 동안 아버지와 딸이…
부적절한 사랑이 낳은 참극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 전말

시사코리아 | 입력 : 2009/09/21 [09:53]
오리무중 살인 사건 전말 밝혀져… 15년 동안 父女간 근친상간 ‘충격’
딸 B씨 경찰 수사 끝 자백해… 자백에만 의존한 檢 증거능력 ‘논란’도

 
▲ 폴리스라인이 쳐졌던 당시 사건 현장    

지난 7월, 본지가 보도했던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의 전말이 세상에 드러났다. 당시만 해도 주변 상황의 연관성이나 물증이 없어 사건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피해자인 최모씨(59)의 딸 B씨(26)가 엉뚱한 마을주민을 성폭행범으로 고소함으로써 수사의 물꼬를 트게 됐다. 이번 살인 사건의 핵심은 바로 ‘근친상간’이다. 놀랍게도 피해자의 딸인 B씨와 남편 A씨는 15년 동안 성관계를 해온 관계였고 이를 알게 된 최씨와 갈등이 생겨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을 공모하게 된 것. 영화에나 있을 법한 반전이 이 사건의 배후에 도사리고 있었다. '순천발(發)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의 전말에 대해 살펴봤다.
 
"50대 아버지와 20대 딸이 부적절한 관계가 들통 날 것을 두려워해 일으킨 부녀(父女) 합작 살인극이다"

지난 7월 발생,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순천발(發)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에 대해 사건 발생 70여일 만에 검찰이 내린 결론이다.
 
▲ 문제가 됐던 당시 '청산가리 막걸리'    

원인은 ‘근친상간’
 
검찰에 따르면 '독(毒) 막걸리'를 먹고 숨진 최모씨(59)의 남편 A씨(59)와 딸 B씨(26)가 부적절한 성적 관계를 맺어온 지는 올해로 15년째. 천륜을 어긴 부녀간의 불륜은 아내이자 어머니인 최씨에게 뒤늦게 들통 났고 이는 부부간, 모녀간 갈등의 불씨가 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특히 어머니로부터 지속적인 욕설과 질책을 받아오던 딸 B씨는 최근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남성들과의 문란한 성관계로 호된 꾸중까지 듣게 되자 홧김에 살인극이라는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고 말았다.

툭하면 딸을 타박하는 것도 모자라 마을 남자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려 술을 마시는 데 불만을 품어오던 남편 A씨도 딸의 분노에 나무라기는커녕 오히려 동조하며 살인극에 가담하게 됐다는 게 검찰 측 판단이다.

A씨는 검찰에서 "문제의 막걸리는 범행 4일전 시장에서 직접 구입했고 청산가리는 수년 전 해충 박멸을 위해 아는 사람에게서 얻어온 것"이라고 진술했다.

딸 B씨는 "범행 이틀 전 창고에 놓여 있던 막걸리와 청산가리를 두 손에 들고 옥상으로 올라가 막걸리에 (청산가리를) 탔다. 그리고나서 냉장고 야채 칸에 넣어뒀다"고 자백했다.

검찰은 '부녀가 결정적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시종일관 면장갑을 낀 채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고, 이 같은 상황은 지난 2일 현장검증 과정에서도 고스란히 재연됐다.
 
▲ 청산가리    

 
검찰 증거능력 논란도
 
무고한 생명 2명을 앗아간 이번 사건은 범행 발생 20일 뒤 딸 B씨가 이웃주민 C씨를 성폭력 혐의로 고소한 것이 오히려 범행을 은폐하고,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무고로 들통 나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탔고, 살인극은 이후 2-3주 만에 전모를 드러냈다.

검찰은 "성폭력 피의자의 '억울하다'는 하소연을 외면하지 않고 공정하고 치밀하게 수사한 끝에 자칫 미궁에 빠질 뻔한 살해사건의 전모를 밝혀냈다"며 "무고한 사람의 누명을 벗겨주고 사망자들의 원혼을 달래주는 동시에 이번 사건으로 촉발된 주민들 간 반목과 갈등도 해소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검찰 입장에도 불구, 이번 사건은 수사초기부터 시종일관 피의자들의 자백에만 의존했다는 전에서 부실 증거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목격자 진술이나 지문, 족적, 메모 등 결정적인 증거는 물론, 청산가리의 정확한 구입과정과 전달 경위 등도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

여기에 "검찰이 증거도 없이 지능이 떨어지는 딸의 진술에만 의존해 짜맞추기식 수사를 하고 있다"는 유족 측 일부 반발도 적잖은 부담거리가 되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자백만이 유일한 직접 증거일 경우 법정에서 피고인이 혐의 내용을 부인하면 유죄 입증이 쉽지 않다"며 "유일한 증거인 자백의 임의성을 의심할 사유가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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